뉴질랜드
오클랜드
분화구와 항구가 이웃한 도시
페리 한 번이면 섬과 포도밭으로
오클랜드(Auckland)는 시내를 걷다 고개를 들면 풀로 덮인 화산 봉우리가 보이는 도시예요. 마오리어로 타마키 마카우라우(Tāmaki Makaurau)라 불리는 이 땅에는 화산 원뿔이 53개나 흩어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 주택가와 공원, 항구가 자리 잡았답니다. 하루는 분화구 둘레를 걷고, 다음 날은 페리를 타고 포도밭이 있는 섬으로 건너가고, 또 하루는 서쪽 해안의 검은 모래 해변에 서 볼 수 있어요. 바다도 화산도 섬도 모두 한 시간 안이라 날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고를 수 있답니다.
분화구 둘레를 걷는 아침
오클랜드에서 화산은 멀리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동네 공원이에요. 시내에서 5km 떨어진 마운트 이든(Maungawhau)은 높이 196m로 오클랜드에서 가장 높은 화산인데, 2016년 1월부터 정상 도로에 일반 차량이 다닐 수 없게 되어 모두 걸어서 올라가요. 정상에 서면 지름 180m, 깊이 50m의 분화구가 발아래 둥글게 파여 있어요. 마오리는 이곳을 화산의 신 마타오호의 음식 그릇이라는 뜻으로 테 카푸아 카이 아 마타오호(Te Kapua kai a Mataoho)라 불렀어요. 둘레 길을 따라 걸으면 비탈의 계단식 평지와 작물을 저장하던 구덩이(rua) 자국이 보이는데, 수천 명이 살던 마오리 요새 마을(pā)의 흔적이에요.
원트리힐에 남은 이야기
원트리힐(Maungakiekie)은 이름의 사연을 알고 오르면 다르게 보여요. 높이 184m의 정상에는 신성하게 여기던 토타라 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1852년 유럽계 이주민들이 베어 버렸어요. 그 뒤 존 로건 캠벨 경이 심은 나무 중 마지막까지 남은 몬테레이 소나무가 '원 트리'가 되었지만, 1994년과 1999년에 훼손된 끝에 위험해져 2000년에 베어졌답니다. 2016년 6월, 같은 자리에 토타라 세 그루와 포후투카와 여섯 그루를 새로 심었어요. 나무들이 스스로 자랄 수 있게 되면 한 그루만 남겨 새 '원 트리'로 삼을 계획이에요. 21m 오벨리스크 옆에는 캠벨 경이 잠들어 있고, 콘월 공원(Cornwall Park)을 가로질러 걸어 오르는 길이 산책하기 좋아요.
페리로 25분, 가장 젊은 화산섬
시내 페리 터미널에서 바다를 보면 양쪽 비탈이 고르게 퍼진 섬 하나가 늘 눈에 들어와요. 약 600년 전 바다에서 솟아오른 랑기토토섬(Rangitoto)으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젊은 화산이에요. 페리로 약 25분, 선착장에서 정상까지는 2.3km로 1시간쯤 걸어 올라가요. 길은 검고 거친 용암 사이로, 그 틈에 뿌리내린 숲을 지나 이어져요. 정상에서는 떠나온 도시와 하우라키만(Hauraki Gulf)의 섬들이 내려다보이고, 내려오는 길에 옆길로 잠깐 빠지면 용암 동굴에도 들를 수 있어요. 섬에는 카페나 가게가 없으니 물과 간식을 챙겨 가세요.
와이헤케섬, 포도밭 사이의 하루
랑기토토가 걷는 섬이라면 와이헤케섬(Waiheke Island)은 머무는 섬이에요. 시내에서 페리로 약 40분, 하우라키만을 건너면 언덕 곳곳에 포도밭과 올리브 숲이 펼쳐져요. 섬에는 와이너리가 수십 곳 있고, 많은 곳에서 셀러 도어 시음과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어요. 선착장 가까운 오네로아(Oneroa)에서 점심을 먹고, 버스나 전기자전거로 와이너리 두어 곳을 돈 다음, 오후에는 섬에서 가장 긴 2km 해변인 오네탕기(Onetangi)에서 쉬어 가는 흐름이 무난해요.
서해안, 검은 모래와 숲
시내에서 서쪽으로 30~40분만 달리면 바다가 달라져요. 잔잔한 하우라키만과 달리 태즈먼해를 마주한 서해안은 파도가 높고 모래가 검어요. 무리와이(Muriwai)가 대표적인 검은 모래 해변인데, 강한 이안류와 큰 파도가 일 수 있어 안전 요원이 지키는 깃발 사이에서만 수영해야 해요. 8월부터 3월까지 가넷(바닷새)이 모이는 곳으로도 알려졌지만, 공식 관광 안내에 따르면 지금은 사이클론 피해로 서식지 접근이 임시로 막혀 있어요. 와이타케레 산맥(Waitākere Ranges)의 숲은 차로 30분쯤 걸리는 아라타키 방문자 센터(Arataki Visitor Centre)에서 시작해요. 카우리 나무를 지키려면 위생 세척대마다 신발을 닦고 열린 길로만 다녀야 해요. 테 헹가(Te Henga·베설스 비치)에서 2km 안쪽의 와이나무 호수(Lake Wainamu)는 모래 언덕 뒤에 있고,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쯤 걸리며 수영도 할 수 있어요.
시내에서 먹고 걷기
시내에서 보내는 날에는 윈야드 쿼터(Wynyard Quarter)의 오클랜드 피시 마켓(Auckland Fish Market)에 들러 보세요. 100종이 넘는 생선을 갖춘 시장으로, 안에 있는 식당에서 생굴이나 홍합 핫폿으로 점심을 먹기 좋아요. 저녁에는 분위기에 따라 두 거리 중 하나를 골라 보세요. 도미니언 로드(Dominion Road)에는 쓰촨 요리와 훠궈, 중국식 만두부터 일본식 야키토리까지 아시아 음식점이 모여 있어요. K 로드로 불리는 카랑가하페 로드(Karangahape Road)는 오클랜드 성소수자 공동체의 중심이자 바와 라이브 공연장이 모인 거리예요. 오클랜드 박물관(Auckland Museum)은 마오리와 태평양 섬 문화 소장품으로 이름난 곳이고, 하루 두 번 마오리 문화 체험 프로그램(성인 NZ$35)이 열려요.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스카이 타워(Sky Tower)에서는 192m 높이에서 와이어에 매달려 내려오는 스카이점프(SkyJump)도 할 수 있어요.
추천 4일 일정
Day 1 — 공항 도착 → 에어포트링크(AirportLink) 버스로 푸히누이역(Puhinui) → 기차로 시내 → 윈야드 쿼터 바닷가 산책 → 스카이 타워 Day 2 — 마운트 이든 분화구 둘레 길 → 원트리힐·콘월 공원 → 오클랜드 박물관 → 도미니언 로드 저녁 Day 3 — 오전 랑기토토섬 정상과 용암 동굴 → 피시 마켓 점심 → 페리로 12분 거리인 데번포트(Devonport) → K 로드 저녁 Day 4 — 와이헤케섬(오네로아 점심, 와이너리, 오네탕기 해변) → 저녁 페리로 시내 하루 더 있다면 차를 빌려 아라타키, 와이나무 호수, 무리와이를 잇는 서해안 일정을 넣어 보세요.
- 추천 시즌
- 12~3월(해가 길고 따뜻함), 4~5월(선선해 걷기 좋음)
- 추천 기간
- 3~5일
꼭 먹어볼 것
- 홍합 핫폿·생굴 (오클랜드 피시 마켓)
- 쓰촨 요리·만두 (도미니언 로드)
- 와이헤케섬 와인 (셀러 도어 시음)
- 민스 앤 치즈 파이 (베이커리·카페)
실용 팁
- 비자 없이 단기 방문한다면 출국 전에 전자여행허가(NZeTA)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 전에는 비행기에 탈 수 없어요. 신청비는 앱이 NZ$117, 웹이 NZ$123라서 앱으로 하는 편이 저렴해요.
- 입국자는 모두 뉴질랜드 여행자 신고서(NZTD, 무료)를 내야 해요. 음식 같은 유기물을 포함한 신고 대상 물품을 신고하지 않거나 잘못 신고하면 그 자리에서 NZ$400 벌금을 물 수 있으니, 애매하면 신고하는 쪽이 안전해요.
- 버스·기차와 대부분의 페리는 비접촉 신용·체크카드로 탈 수 있고, 요금은 AT HOP 카드 성인 요금으로 계산돼요. 하루 상한 NZ$20은 버스·기차·내항 페리(데번포트 등)에만 적용돼요. 탈 때와 내릴 때 모두 단말기에 대야 하고, 와이헤케 페리는 비접촉 결제가 안 되며 해외 발급 카드에는 수수료가 붙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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