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강 하나를 사이에 둔 두 시대
와이탄의 석조 건물과 푸둥의 마천루
상하이를 처음 걷는다면 황푸강(黄浦江)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 강 서쪽 와이탄(外滩)에는 옛 은행과 무역 회사가 쓰던 석조 건물이 줄지어 서 있고, 강 건너 루자쭈이(陆家嘴)에는 유리 마천루가 숲을 이루고 있어요. 강에서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명나라 때 지은 정원과 석고문(石库门) 골목, 플라타너스가 늘어선 옛 프랑스 조계의 주택가가 차례로 나타나요. 한국 여행자에게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상하이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쓰던 청사가 남아 있는 도시이기도 해요.
와이탄 — 강 건너를 마주 보는 1.5km
와이탄은 황푸강 서쪽 강변을 따라 약 1.5km 이어지는 역사 보호 지구예요. 옛 상하이의 금융기관과 무역 회사가 자리했던 고딕·바로크 양식 건물 52동이 늘어서 있어요. 강변 산책로에 올라서면 등 뒤로는 돌로 지은 은행 건물이, 눈앞으로는 강 건너 루자쭈이의 유리 빌딩이 펼쳐져요. 해가 지면 건물마다 조명이 켜지는데, 이 풍경은 강 위에서 보면 눈에 더 넓게 들어와요. 와이탄 남쪽 진링둥루 부두(金陵东路轮渡站)에서 건너편 둥창루 부두(东昌路轮渡站)까지 가는 페리는 보행자 요금이 2위안이에요. 유람선이 아니라 강 양쪽을 잇는 대중교통이라, 주민들 틈에 서서 두 강변을 번갈아 바라보게 됩니다. 이 노선은 저녁 6시 반 무렵 배가 끊기니, 해가 진 뒤에는 조금 더 남쪽 푸싱둥루 부두(复兴东路轮渡站)에서 9시 무렵까지 다니는 배를 타세요.
루자쭈이 — 546m에서 내려다보는 강
루자쭈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상하이 타워(上海中心大厦)예요. 높이 632m, 지상 127층으로 중국에서 가장 높고, 118층 전망대가 546m 높이에 있어요. 맑은 날엔 황푸강이 루자쭈이를 감싸며 크게 굽이도는 모습이 지도처럼 내려다보입니다. 바로 옆에는 구슬을 꿴 듯한 468m 높이의 둥팡밍주(东方明珠) 탑이 서 있어요. 해 질 무렵 전망대에 올라 불이 하나둘 켜지는 도시를 본 뒤, 내려와 강변 산책로를 걸어 보세요. 이번엔 푸둥 쪽에서 와이탄을 바라보게 되는데, 앞서 걸었던 석조 건물들이 조명을 받아 강 건너에 금빛 띠처럼 늘어서 있어요.
예원 — 문 하나마다 바뀌는 풍경
와이탄에서 남서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처마 끝이 하늘로 휜 건물들이 모인 옛 성 안 동네가 나와요. 그 한가운데 있는 예원(豫园)은 명나라 때 지은 개인 정원으로, 정자와 바위, 연못으로 꾸민 경관이 40곳 넘게 이어져요. 지금은 국가급 중점 보호 문화재로 지정돼 있어요. 정원은 담장과 둥근 문으로 공간을 잘게 나눠 두었어요. 문을 지날 때마다 그 너머 풍경이 액자 속 그림처럼 보여서, 한 바퀴를 다 돌아도 정원 전체를 한 번에 본 느낌은 들지 않아요. 밖으로 나오면 청황먀오(城隍庙)와 예원 상가가 바로 이어져 분위기가 확 바뀌니, 조용한 정원부터 보고 상가는 나중에 둘러보세요.
옛 조계의 골목 — 우캉루와 신톈디
옛 프랑스 조계의 주택가를 걸어 보려면 쉬후이구(徐汇区)의 우캉루(武康路)에서 시작하면 좋아요. 플라타너스 아래로 1928년에 지은 영국식 3층 주택, 1932년에 지은 지중해풍 정원 주택 같은 옛집들이 이어집니다. 113호는 작가 바진(巴金)이 살며 많은 작품을 쓴 집이고, 393호는 지금 관광안내센터로 쓰여요. 우캉루가 화이하이중루(淮海中路)와 만나는 교차로에는 뱃머리처럼 뾰족한 우캉 맨션(武康大楼)이 서 있어요. 석고문은 옛 상하이를 대표하는 주택 양식이에요. 19세기 중엽 조계로 몰려든 피란민의 집으로 생겨나, 골목을 따라 벽돌집이 빽빽하게 들어선 모습으로 자리 잡았어요. 신톈디(新天地)는 석고문 블록의 겉모습을 그대로 살리면서 문화와 식당, 패션 상점이 모인 거리로 바꿔 2001년에 완공한 곳이에요.
마당로의 임시정부 청사
신톈디 바로 옆 마당로(马当路)의 석고문 골목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있어요. 임시정부가 1926년부터 상하이를 떠나기 전인 1932년까지 쓰던 건물이에요. 독립운동을 하던 시절의 모습으로 복원돼 1993년 4월 13일 일반에 처음 공개됐어요. 좁은 계단을 오르며 작은 방들을 하나씩 지나다 보면, 한 나라의 정부가 골목집 한 채에 들어 있었다는 사실이 방의 크기로 실감 나요. 바로 옆 신톈디도 같은 석고문을 고친 곳이라, 두 곳을 이어서 걸으면 같은 집 모양에 담긴 서로 다른 시간이 한 동네 안에서 겹쳐 보여요.
상하이의 식탁
상하이 토박이 요리는 본방채(本帮菜)라고 해요. 간장과 설탕을 넉넉히 써서 진하고 달큰하게 졸이는 게 특징이고, 대표 메뉴는 삼겹살을 윤기 나게 졸인 홍샤오러우(红烧肉)예요. 샤오룽바오(小笼包)는 자딩구 난샹진(南翔镇)에서 시작된 만두예요. 피 안에 뜨거운 육즙이 가득해서, 숟가락에 올려 피를 살짝 찢고 국물부터 마셔야 입천장을 데지 않아요. 바닥을 바삭하게 구운 성젠바오(生煎包)도 속에 육즙이 고여 있으니 작게 베어 무세요. 총유반몐(葱油拌面)은 파를 기름에 오래 볶아 낸 파기름과 간장에 국수를 비비기만 한 음식인데, 상하이에서 가장 전통적인 국수 가운데 하나로 꼽혀요. 봄이라면 절인 고기와 생고기, 죽순을 한 냄비에 끓인 옌두셴(腌笃鲜)도 찾아보세요. 상하이에서 오래전부터 봄의 맛으로 여겨 온 탕이랍니다.
도착과 이동, 추천 3박 4일
푸둥 국제공항에서 시내 쪽으로 빨리 나가려면 자기부상열차(磁悬浮)를 타세요. 공항 1·2터미널역에서 룽양루역(龙阳路站)까지 최고 시속 300km로 달려 약 8분이면 닿고, 요금은 편도 50위안, 왕복 80위안이에요. 룽양루역에서는 지하철로 갈아타야 해요. 비용을 아끼려면 인민광장까지 1시간쯤 걸리는 지하철 2호선(약 7위안)을 타면 됩니다. 시내에서 약 40km 떨어진 주자자오(朱家角)는 장쑤·저장·상하이가 만나는 자리의 물의 마을이에요. 송나라 이전부터 이어져 명·청 시대에 번성했고, 마을을 대표하는 팡성차오(放生桥) 돌다리가 물길 위에 걸려 있어요. Day 1 — 푸둥 공항 → 자기부상열차 → 와이탄 저녁 산책 → 푸싱둥루 부두에서 페리 타기 Day 2 — 예원·옛 성 안 → 신톈디·임시정부 청사 → 해 질 녘 우캉루 Day 3 — 상하이박물관 인민광장관 → 난징둥루 보행가 → 루자쭈이·상하이 타워 야경 Day 4 — 주자자오 반나절 → 공항
- 추천 시즌
- 4~5월(봄), 10~11월(가을)
- 추천 기간
- 3~4일
꼭 먹어볼 것
- 샤오룽바오 (육즙 가득한 만두)
- 성젠바오 (바닥을 구운 만두)
- 총유반몐 (파기름 비빔국수)
- 홍샤오러우 (본방채 대표 요리)
실용 팁
- 한국 일반여권은 2026년 12월 31일까지 관광 목적으로 30일 이내 무비자 체류가 가능해요. 외교부는 귀국 또는 제3국행 항공권과 중국 내 숙소 연락처를 준비하라고 안내합니다.
- 지하철 개찰구에 비자·마스터카드 같은 컨택리스 카드를 바로 찍고 탈 수 있어요. 소액 결제 비밀번호 면제가 켜져 있어야 하고, 요금은 6km까지 3위안부터예요.
- 상하이박물관은 인민광장관이 월요일, 푸둥의 동관이 화요일에 쉬어요. 인민광장관은 2027년 11월 14일까지 아메리카 고대 문명 특별전 기간이라 미리 예약하고 표를 사야 하고, 오후 3시가 지나면 입장할 수 없어요. 입장할 때 여권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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