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니스
유럽 귀족이 겨울을 나던 바닷가 도시
시장의 소카부터 절벽 마을 에즈까지
니스는 여름 바다보다 겨울 햇살로 먼저 이름을 얻은 도시예요. 18세기 후반부터 북유럽 귀족들이 추위를 피해 이곳에서 겨울을 났고, 그들을 위해 지은 호텔과 빌라, 바닷가 산책로가 지금도 도시의 뼈대로 남아 있어요. 아침에는 구시가지 시장에서 갓 구운 소카를 사 먹고, 오후에는 언덕 위 미술관에서 마티스를 만나고, 해 질 녘에는 바닷가 파란 의자에 앉아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는 곳이랍니다. 버스 한 번이면 절벽 위 마을 에즈를 지나 이웃 나라 모나코까지 닿아요.
겨울 손님이 만든 도시
1760년부터 1939년까지 니스는 유럽에서 가장 사랑받는 겨울 휴양지였어요. 19세기 말에는 겨울마다 많게는 15만 명이 이곳에 머물렀고, 도시는 '유럽의 응접실'이라는 별명을 얻었답니다. 그 시절의 호텔과 빌라, 정원과 산책로가 남은 구역은 2021년 '리비에라의 겨울 휴양 도시'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어요. 그 중심이 프롬나드 데 장글레(Promenade des Anglais)예요. 이름을 풀면 '영국인의 산책로'로, 지중해를 따라 7km 이어져요. 바다 쪽으로 줄지어 놓인 파란 의자에 앉아 있으면 아침에는 달리는 사람들이, 저녁에는 노을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앞을 지나가요. 2월 카니발의 꽃 전투(Bataille de Fleurs)도 겨울 손님을 위해 생겼어요. 1876년 방문객을 즐겁게 하려고 꽃을 주고받던 것이 시작이었답니다. 2027년 카니발은 2월 9일부터 28일까지 열려요.
구시가지와 쿠르 살레야
황토색 벽이 마주 선 구시가지(Vieux Nice)의 좁은 골목을 걷다 보면 프랑스보다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1860년 토리노 조약으로 프랑스에 편입되기 전까지 사르데냐 왕국 땅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골목을 빠져나오면 쿠르 살레야(Cours Saleya) 시장이에요. 월요일 말고는 매일 이 지역에서 키운 꽃을 파는 좌판이 줄지어 서요. 월요일에는 골동품 상인들이 같은 자리에 물건을 펼쳐요. 시장 끝 샤를 펠릭스 광장 1번지 건물은 마티스가 1921년부터 1938년까지 살던 곳이랍니다. 시장 근처에서는 소카(socca)를 꼭 맛보세요. 병아리콩 가루 반죽을 장작불에 얇게 구운 전병으로, 화덕에서 꺼내자마자 먹는 게 정석이에요.
샤토 언덕의 전망대
구시가지 동쪽에 솟은 샤토 언덕(Colline du Château)은 니스가 처음 세워진 자리예요. 천 년 동안 언덕 위에 서 있던 성은 지금 흔적만 남았고, 언덕은 폭포로 이름난 공원이 되었어요. 퐁셰트 거리(rue des Ponchettes) 근처의 무료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레사주 계단(escaliers Lesage)으로 걸어 올라가면 돼요. 92m 높이의 전망대에서는 서쪽으로 휘어지는 해변과 동쪽의 항구, 그 뒤로 이어지는 언덕과 알프스 자락까지 한눈에 들어와요. 공원은 매일 오전 8시 30분에 열고, 4~10월에는 오후 8시, 11~3월에는 오후 6시에 닫아요.
니스의 식탁
니스 전통 요리를 제대로 먹고 싶다면 '퀴진 니사르드(Cuisine Nissarde)' 인증을 받은 식당을 찾아보세요. 해마다 니스 요리의 원래 조리법과 재료를 지키는 식당에 주는 인증으로, 니스 관광청 누리집에 목록이 올라와 있어요. 먼저 맛볼 만한 요리는 소고기 스튜 도브(daube)를 곁들인 라비올리예요. 팡 바냐(pan bagnat)는 둥근 빵 안쪽을 잘 익은 토마토와 올리브유, 식초로 적신 뒤 토마토·삶은 달걀·참치·안초비·올리브를 채우고 꾹 눌러 닫은 샌드위치예요. 걸으며 먹어도, 테라스에 앉아 먹어도 좋은 한 끼랍니다. 살라드 니수아즈(salade niçoise)는 토마토에 아티초크·피망·래디시 같은 생채소를 곁들이고 참치와 안초비, 삶은 달걀, 니스산 검은 올리브를 올린 샐러드예요.
마티스와 샤갈
마티스는 1917년 성탄절에 니스에 처음 와서 195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작품 대부분을 이곳에서 만들었어요. 프랑스 북부 출신인 그는 자신을 니스에 붙잡아 둔 것이 1월 햇빛에 어리는 선명한 색채와 한낮의 밝음이었다고 말했답니다. 시미에(Cimiez) 언덕 올리브 숲 속의 마티스 미술관(Musée Matisse)에는 그의 드로잉과 회화, 조각이 모여 있고, 그는 같은 언덕의 수도원 묘지에 잠들어 있어요. 니스 빌 역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는 국립 마르크 샤갈 미술관(Musée national Marc Chagall)이 있어요. 샤갈이 1966년 프랑스 정부에 기증한 연작 '성서 메시지' 17점이 걸려 있는데, 창세기와 출애굽기를 그린 12점과 달리 아가(雅歌)를 그린 5점은 바로 옆 육각형 방에 따로 모여 있어요.
근교 당일치기 — 에즈와 모나코
니스와 모나코 사이, 바다를 내려다보는 바위 봉우리 위 해발 429m에 에즈(Èze) 마을이 있어요. 니스에서 82번(리뉴 다쥐르)이나 602번(Zou!) 버스를 타면 에즈 빌리지 정류장에 내려요. 미로 같은 골목을 따라 꼭대기까지 오르면 중세 요새가 있던 자리에 다육식물과 지중해 식물을 심은 정원(Jardin Exotique)이 나오고, 그 높이에서는 시야가 생트로페까지 닿아요. 돌아갈 때는 니체의 길(Chemin de Nietzsche)을 따라 바닷가 에즈 보르 드 메르(Èze Bord de Mer)까지 걸어 내려가는 방법도 있어요. 602번 버스는 에즈를 지나 모나코까지 가서 두 곳을 하루에 묶기 좋아요. 모나코 왕궁이 선 바위 언덕 르 로셰(Le Rocher)는 1297년 1월 8일 밤, 프랑수아 그리말디가 꾀를 써서 차지한 곳이에요. 같은 언덕 위 해양박물관(Musée océanographique)의 옥상 테라스는 지중해에서 85m 위, 르 로셰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랍니다.
추천 3박 4일 일정
1일 — 공항에서 트램 2호선으로 시내 → 프롬나드 데 장글레 해 질 녘 산책 2일 — 쿠르 살레야 시장·구시가지 → 소카로 점심 → 샤토 언덕 전망대 3일 — 602번 버스로 에즈 마을과 정원 → 다시 602번으로 모나코 르 로셰·해양박물관 → 니스 복귀 4일 — 마티스 미술관 → 샤갈 미술관 → 공항
- 추천 시즌
- 5~6월(바닷가 산책하기 좋은 때), 9~10월(성수기가 지난 바다), 2월(카니발)
- 추천 기간
- 3~4일
꼭 먹어볼 것
- 소카 (병아리콩 전병)
- 팡 바냐 (둥근 빵 샌드위치)
- 살라드 니수아즈 (생채소·참치·안초비)
- 도브 라비올리 (소고기 스튜 소스)
실용 팁
- 공항에서 시내(장 메드생·포르 랭피아)까지는 트램 2호선으로 30분이 채 안 걸려요. 시내 1회권(Solo)은 1.70유로로 74분 안에 환승할 수 있고, 공항 노선에는 왕복 공항권(AERO)이 10유로로 따로 있어요.
- 마티스 미술관과 샤갈 미술관은 둘 다 화요일에 쉬어요. 샤갈 미술관은 2027년 4월 30일까지 13시~14시 30분에 잠시 문을 닫고(정원·서점은 이용 가능), 매달 첫째 일요일은 무료예요. 마티스 미술관 입장료는 10유로, 시립 미술관을 4일 동안 다닐 수 있는 '파스 뮈제 드 니스'는 15유로예요.
- 모나코 왕궁 내부(그랑 아파르트망)는 연중 공개가 아니에요. 2026년에는 3월 30일~10월 15일에만 공개했고(성인 13유로) 다음 시즌은 2027년 봄에 열려요. 이 기간 밖이나 F1 그랑프리 주말에 가면 왕궁 앞 광장만 둘러보게 되고, 예고 없이 닫는 날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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