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마카오
포르투갈 돌길 위의 광둥 도시
사원의 향 연기부터 코타이의 불빛까지
마카오는 사원의 향 연기와 성당의 돌계단이 몇 골목 사이를 두고 이웃한 도시예요. 16세기 포르투갈의 관할 아래 들어간 뒤로 광둥 사람들의 사원과 포르투갈 사람들의 성당이 가까이 들어섰고, 그 거리 풍경이 지금도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답니다. 반도의 옛 시가지는 걸어서 다 닿을 만큼 작고, 다리를 건너면 타이파와 콜로안의 조용한 섬마을, 그 사이로 밤이 밝은 코타이의 리조트가 이어져요. 이 글은 옛 골목에서 섬마을까지, 이틀 남짓 걷는 순서대로 엮었어요.
세나도 광장에서 시작하기
옛 시가지는 2005년 '마카오 역사지구(澳門歷史城區)'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어요. 광장 8곳과 문화재 22곳, 그 사이를 잇는 길이 한데 묶여 있어서 다음 유산이 금방 눈에 들어와요. 출발점은 물결무늬 돌바닥이 깔린 세나도 광장(議事亭前地)이에요. 광장을 마주한 레알 세나도(Leal Senado) 건물은 1784년에 지은, 마카오의 원래 시청이에요. 포르투갈 국왕 주앙 4세가 이 도시에 '하느님의 이름의 도시, 이보다 충성스러운 곳은 없다'는 칭호를 내렸고, '충성스러운 의회'라는 건물 이름도 거기서 왔어요. 중앙 계단 옆 벽은 파랗고 흰 포르투갈식 타일로 덮여 있고, 위층 도서관은 포르투갈 마프라 수도원의 도서관을 본떠 1929년에 문을 열었답니다. 광장 근처의 성 도미니크 성당(玫瑰堂)은 1587년,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건너온 스페인 도미니코회 신부 세 명이 세웠어요.
정면만 남은 성당
세나도 광장에서 오르막 골목을 따라가면 성 바울 성당 유적(大三巴牌坊)에 닿아요. 예수회가 1602년부터 1640년까지 지은 '천주의 모친 성당(Mater Dei)'의 정면인데, 1835년 화재로 성당과 옆 성 바울 신학교가 불타고 이 벽만 남았어요. 폭 23m, 높이 25.5m의 벽은 다섯 층으로 나뉘어요. 천천히 올려다볼 곳은 셋째 층이에요. 가운데 성모 마리아 상 둘레로 일곱 머리 히드라와 해골, 포르투갈 상선, 날개 달린 악마가 새겨져 있고, 양 끝에는 중국식 사자가 앉아 있어요. 성경의 가르침을 담은 한자 글귀도 곳곳에 보여요. 바로크 양식의 틀 안에 동양의 장식을 들인 이 정면은 세계에 하나뿐인 디자인으로 꼽혀요. 유적 바로 옆 언덕의 몬테 요새(大炮台)도 예수회가 1617~1626년에 쌓았어요. 1622년 네덜란드의 침공을 막아 낸 곳이고, 1998년부터는 요새 안에 마카오 박물관이 들어서 있답니다.
아마 사원과 바라 거리
반도 남쪽 끝의 아마 사원(媽閣廟)은 도시가 생기기 전부터 있던 사원이에요. 뱃사람의 여신 아마를 모시는데, 가장 오래된 홍인전(弘仁殿)은 1488년 무렵, 정전은 돌에 남은 글귀에 따르면 1605년에 지어졌어요. 관음각으로 오르는 길의 바위에는 마카오의 역사와 문화를 읊은 시가 새겨져 있어요. 사원에서 바라 거리(Rua da Barra) 쪽으로 걸으면 만다린 하우스(鄭家大屋)가 나와요. 중국의 문필가 정관응(鄭觀應)의 집안이 살던 저택으로, 그 역사는 186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면적은 약 4,000㎡이고, 바라 거리를 따라 120m 넘게 이어져요. 근처 성 아우구스티노 광장의 돔 페드루 5세 극장(崗頂劇院)은 1860년에 지은 중국 최초의 서양식 극장이에요.
기아 언덕의 등대
반도 동쪽 언덕에는 1622년부터 1638년까지 쌓은 기아 요새(東望洋炮台)가 있어요. 안쪽의 '눈의 성모 성당'은 1622년 무렵 지어졌고, 1996년 보수 작업 중에 내부에서 프레스코화가 발견됐어요. 바로 옆의 기아 등대는 1865년에 세운 중국 남부 해안 최초의 근대식 등대로, 지금도 불을 밝히고 있어요. 더 높은 전망은 남쪽의 마카오 타워(澳門旅遊塔)에서 볼 수 있어요. 전망대는 지상 223m에 있고, 현장 일반 입장권은 성인 208파타카예요.
타이파와 콜로안
다리를 건너 타이파(氹仔)로 가면 걸음이 한결 느려져요. 옛 마을의 카르멜 성모 성당(嘉模聖母堂)은 1885년, 당시 타이파에 살던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지은 섬의 유일한 성당이에요. 마을 골목에는 주빠빠오와 아몬드 과자를 파는 가게가 이어져요. 더 남쪽의 콜로안(路環) 마을은 한층 조용해요.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당(聖方濟各聖堂)은 1928년 선교사 하비에르를 기리며 다시 지은, 종탑이 있는 우윳빛 노란 2층 건물이에요. 오랫동안 성인의 유해 일부와 일본·베트남 순교자들의 유해를 모셨고, 안쪽 벽에는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를 중국 여신의 모습으로 그린 그림이 걸려 있어요. 성당을 나와 근처 빵집에서 갓 구운 에그타르트를 하나 사 들고 물가로 걸어 보세요.
매캐니즈 식탁
마카오는 2017년부터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예요. 그 중심인 매캐니즈(Macanese) 요리는 동서양 문화가 만나 생겨난 '최초의 퓨전 요리'로 불리고, 마카오 정부가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어요. 처음이라면 아프리칸 치킨(Galinha à Africana)부터 맛보세요. 향신료를 넣은 진한 소스를 발라 구운 닭 요리예요. 다진 고기와 감자를 볶아 달걀 프라이를 얹은 민치(Minchi)는 매캐니즈 가정식의 대표 메뉴예요. 걸으면서 먹기엔 바삭한 빵에 양념해 구운 포크찹을 끼운 주빠빠오(豬扒包)가 좋고, 디저트로는 크림과 비스킷 가루를 켜켜이 쌓은 세라두라(Serradura)가 있어요.
오가는 길과 추천 일정
홍콩 셩완(上環)에서 페리로 약 60분 걸려요. 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港珠澳大橋)를 건너는 셔틀버스는 24시간 다니고, 홍콩 쪽에서 오전 9시부터 자정 전까지는 5~10분, 그 밖의 시간엔 15~30분 간격으로 출발해요. 5~11월 태풍 철에는 항공편과 페리가 오래 멈추거나 늦어질 수 있어, 이 시기엔 귀국 일정에 하루쯤 여유를 두세요. 시내 경전철(LRT)은 타이파선 등 세 노선이 있고, 1회용 토큰은 지나는 역 수에 따라 6~12파타카예요. 1일차 — 세나도 광장 → 성 도미니크 성당 → 성 바울 성당 유적·몬테 요새 → 기아 요새 2일차 — 아마 사원 → 만다린 하우스 → 돔 페드루 5세 극장 → 타이파 마을 저녁 3일차 — 콜로안 마을과 에그타르트 → 코타이 리조트 거리 야경
- 추천 시즌
- 12~2월(건조·선선)
- 추천 기간
- 2~3일
꼭 먹어볼 것
-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 (콜로안 로드 스토우즈)
- 주빠빠오 (포크찹 번)
- 아프리칸 치킨 (매캐니즈 요리)
- 세라두라 (크림 비스킷 푸딩)
실용 팁
- 입국할 때 받는 작은 입국확인증은 호텔 체크인까지 잘 챙기세요. 잃어버리면 체크인이 안 되고, 경찰서나 출입국 사무소에서 다시 받아야 해요.
- 버스 요금은 현금 6파타카인데 거스름돈을 주지 않아요. 충전식 교통카드를 찍으면 3파타카이고, 45분 안에 갈아타면 요금이 없거나 차액만 내요.
- 홍콩달러가 그대로 통용돼서, 홍콩을 거쳐 온다면 따로 파타카로 바꾸지 않아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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