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루체른
호수가 강이 되어 흐르는 도시
나무다리 건너 증기선과 산악 열차로
루체른역을 나서면 정문 하나가 호수를 바라보고 서 있어요. 1896년에 지은 옛 역사가 1971년 화재로 불탄 뒤, 그 건물을 기리려고 옛 정문을 호수 쪽으로 향하게 다시 세운 것이랍니다. 그 너머로 루체른 호수(Vierwaldstättersee)가 펼쳐지고, 호수 물은 이 도시에서 로이스강(Reuss)이 되어 흘러 나가요. 구시가지는 걸어서 다 돌아볼 만큼 작지만, 배와 산악 열차를 이어 타면 해발 2,000m가 넘는 산꼭대기까지 하루에 다녀올 수 있어요.
다리 두 개로 읽는 도시
카펠교(Kapellbrücke)는 로이스강이 호수를 빠져나가는 어귀에 놓인 지붕 덮인 나무다리예요. 옆에 선 팔각형 물의 탑(Wasserturm)은 다리보다 먼저, 1290~1300년 무렵에 세워졌어요. 드나드는 배를 지켜보던 망루였고, 18세기 말까지는 감옥으로도 쓰였답니다. 다리를 따라 걸린 그림 연작은 도시 연대기 작가 렌바르트 치자트(Renward Cysat)가 1611년에 구성을 확정한 것으로, 부유한 시민들이 그림을 나눠 맡아 비용을 댔어요. 1993년 8월 18일 밤 불이 나 다리 대부분이 탔을 때, 남아 있던 147점 가운데 110점이 피해를 입었어요. 다리는 여덟 달 만에 새로 지어져 1994년 4월 14일에 다시 열렸어요. 하류의 슈프로이어교(Spreuerbrücke)에는 카스파어 메글링거(Caspar Meglinger)가 1625~1635년에 그린 「죽음의 무도」 연작이 걸려 있어요. 신분과 상관없이 죽음은 누구에게나 온다는 그림이라, 같은 나무다리여도 카펠교와 표정이 전혀 달라요. 이 다리에서 상류를 보면 1859~1861년에 만든 바늘 둑(Nadelwehr)이 보여요. 지금도 사람 손으로 나무 「바늘」을 끼우고 빼서 호수 수위를 맞춘답니다.
성벽 위의 시계탑
구시가지 뒤편 언덕을 따라 무제크 성벽(Museggmauer)이 이어지고, 탑 아홉 개가 지금도 서 있어요. 그중 맨리 탑(Männliturm), 치트 탑(Zytturm), 시르머 탑(Schirmerturm)에 오를 수 있고, 바흐트 탑(Wachtturm)은 아랫부분만 열려 있어요. 1442년에 세운 치트 탑의 시계는 문자판이 커서, 호수 위 어부들도 시간을 읽을 수 있었답니다. 내려오는 길에 들르기 좋은 예수회 교회(Jesuitenkirche)는 로이스강을 끼고 서 있어요. 1677년에 봉헌된, 스위스 최초의 큰 바로크 성당이에요. 겨울 끝자락에는 구시가지가 파스나흐트(Fasnacht) 축제로 들썩여요. 2027년에는 2월 4일 새벽 5시 「빅뱅」으로 시작해 9일까지 이어져요.
바위에 새긴 사자
빈사의 사자상(Löwendenkmal)은 1792년 8월 10일 파리 튈르리 궁전 습격 때 루이 16세를 지키다 숨진 스위스 근위대를 기리는 기념비예요. 덴마크 조각가 베르텔 토르발센(Bertel Thorvaldsen)이 설계했고, 1821년에 제막됐어요. 가로 10m, 세로 6m의 조각으로, 바위 굴 안에서 옆구리에 창이 꽂힌 사자가 방패에 앞발을 얹고 엎드려 있어요. 앞의 연못이 그 모습을 그대로 비추고요. 마크 트웨인은 이 사자를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가슴을 울리는 돌」이라고 적었어요.
호숫가의 KKL과 증기선
역 바로 옆 호숫가에는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한 KKL 루체른(문화·컨벤션센터)이 있어요. 기둥 없이 대각선으로 45m를 뻗은 지붕이 처마처럼 바깥으로 길게 드리워요. 1,898석 콘서트홀은 1998년, 지금의 루체른 페스티벌(당시 국제음악제)이 막을 올릴 때 함께 문을 열었어요. 2027년 여름 페스티벌은 8월 12일부터 9월 12일까지 열려요. 선착장에서는 아르누보 살롱을 갖춘 외륜 증기선 다섯 척이 지금도 호수를 오가요. 피오르처럼 굽이진 호수라 산과 물이 맞물린 모양은 배 위에서 가장 잘 보여요. 필라투스 아래 알프나흐슈타트(Alpnachstad)나 리기 아래 피츠나우(Vitznau)까지 배로 가서 산악 열차로 갈아타는 것이 루체른에서 보내는 하루의 기본 틀이에요.
필라투스와 리기
필라투스(Pilatus) 톱니바퀴 열차는 최대 경사 48%로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톱니바퀴 철도예요. 1889년에 개통해 알프나흐슈타트에서 해발 2,132m 필라투스 쿨름까지 약 30분 만에 올라가요. 초원과 절벽 사이로 마멋이나 아이벡스가 보이기도 해요. 배로 가서 열차로 오르고, 케이블카와 곤돌라로 내려와 버스로 돌아오는 골든 라운드 트립(Golden Round Trip)이 대표 코스예요. 「산의 여왕」 리기(Rigi)에는 1871년 피츠나우에서 유럽 최초의 톱니바퀴 철도가 놓였고, 2년 뒤 해발 1,797m 리기 쿨름까지 이어졌어요. 정상에서는 루체른 호수와 알프스, 스위스 중부 고원이 한 시야에 들어와요.
루체른의 맛
카피 루츠(Kafi Luz)는 사과와 배를 통째로 증류한 맑은 브랜디 트레슈(Träsch)를 커피에 탄 이 지역의 음료예요. 유리잔 너머로 신문을 읽을 수 있을 만큼 연하게 타야 제대로라고들 해요. 배는 이 지역 음식에 자주 들어가요. 루체른 레프쿠헨(Luzerner Lebkuchen)은 벌꿀 대신 배즙을 졸인 배꿀로 반죽한 둥글고 납작한 빵과자로, 얇게 썰어 버터를 발라 먹어요. 말린 배 소를 반죽으로 돌돌 만 비르넨베겐(Birnenweggen)은 1년 내내 빵집에서 볼 수 있어요. 루체른을 비롯한 중부 스위스 다섯 개 주와 그 주변 일부 지역에서는 최소 18개월 숙성한 초경질 치즈 스브린츠(Sbrinz)를 만들어요. 칼로 썰지 않고 전용 도구로 부숴 먹는데, 작은 덩어리 「뫼클리(Möckli)」는 식전주에 곁들이곤 해요.
추천 2박 3일 일정
1일차 — 루체른역 도착 → KKL과 호숫가 산책 → 카펠교·물의 탑 → 예수회 교회 → 슈프로이어교와 바늘 둑 2일차 — 증기선으로 알프나흐슈타트 → 필라투스 톱니바퀴 열차 → 케이블카·곤돌라로 하산 → 버스로 시내 복귀 → 저녁에 카피 루츠 한 잔 3일차 — 무제크 성벽과 치트 탑 → 빈사의 사자상 → 증기선으로 피츠나우 → 리기 쿨름 → 배로 루체른 복귀
- 추천 시즌
- 5~10월(산악 열차·호수 유람), 12월(크리스마스 마켓)
- 추천 기간
- 2~3일
꼭 먹어볼 것
- 카피 루츠 (트레슈를 탄 커피)
- 루체른 레프쿠헨 (배꿀 반죽)
- 비르넨베겐 (말린 배 소)
- 스브린츠 치즈 (18개월 이상 숙성)
실용 팁
- 숙박하면 숙소가 도착 직전 비지터 카드를 이메일로 보내 줘요. 시내 존 10의 버스·기차(2등석)가 무료지만 배는 빠지고, 카드를 따로 살 수는 없어요.
- 필라투스 톱니바퀴 열차는 5~11월에만 다녀요. 골든 라운드 트립은 5~10월 운영에 CHF 59.90부터이고, 스위스 트래블 패스가 있으면 배와 버스는 무료라 산 구간 할인권만 사면 돼요.
- 무제크 성벽과 탑은 4월 1일부터 11월 1일까지 매일 오전 8시~오후 7시에 무료로 열고, 그 밖의 기간에는 문을 닫아요. 겨울에는 성벽 위 전망 대신 예수회 교회의 연주회나 연말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아보세요.
예약하기
본 서비스는 예약 당사자가 아니며, 예약·결제·환불은 해당 예약처의 조건에 따릅니다. 링크를 통한 예약 성사 시 수수료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