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자이푸르
분홍빛 구시가지와 언덕 위 성채
라자스탄의 주도, 자이푸르
자이푸르(Jaipur)라는 이름은 1727년 이 도시를 세운 자이 싱 2세(Jai Singh II)에게서 왔어요. 라자스탄주의 주도이고, 인도 최초의 계획도시로 꼽힌답니다. 성벽 안 구시가지에는 곧은 길을 따라 분홍빛 건물과 바자르가 이어지고, 도시를 둘러싼 언덕에는 옛 왕들이 쌓은 성채가 지금도 남아 있어요. 오전에는 언덕 위 성에 오르고, 낮에는 구시가지의 궁전과 바자르를 걷고, 해가 지면 조명이 켜진 박물관 앞에 서요. 이 도시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가요.
분홍빛 계획도시
도시 설계는 비디야다르 바타차리야(Vidyadhar Bhattacharya)가 맡았어요. 고대 인도의 건축 원리인 바스투 샤스트라(Vastu Shastra)에 따라 도시를 아홉 구획으로 나눴어요. 구시가지의 큰길이 지금도 반듯하게 만나는 것도 그래서예요. 분홍색은 그보다 한참 뒤의 일이에요. 1876년 웨일스 왕세자의 방문을 앞두고 마하라자 람 싱(Ram Singh)이 도시 전체를 분홍으로 칠하게 했고, 그때부터 '핑크 시티(Pink City)'라는 별명이 붙었답니다. 같은 람 싱 마하라자가 1868년에 짓게 한 알버트 홀 박물관(Albert Hall Museum)은 1887년에 문을 열었어요. 페르시아 정원 양탄자와 이집트 미라가 대표 소장품이고, 밤마다 건물 전체에 색색의 조명이 켜져요.
하와 마할과 바자르
하와 마할(Hawa Mahal)은 1799년 마하라자 사와이 프라탑 싱(Sawai Pratap Singh)이 지은 5층 건물이에요. 정면을 메운 953개의 작은 창 자로카(jharokha)는 왕실 여인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하리 바자르(Johari Bazaar)의 거리 축제를 내려다보기 위한 것이었어요. 위층 창살 틈에 눈을 대면, 그 시절 여인들이 내려다보던 거리가 지금도 그대로 보여요. 문은 오후 4시 30분에 닫아요. • 조하리 바자르 — 라자스탄 전통 장신구와 옷, 직물. • 바푸 바자르(Bapu Bazaar) — 가죽 신 모자리(mojari)와 낙타 가죽 신발. • 찬드폴 바자르(Chandpole Bazaar) — 섬세하게 깎은 대리석 조각상. 목판 날염 직물로는 산가네리(Sanganeri)·바그루(Bagru)·다부(Dabu) 프린트가 이름나 있어요.
시티 팰리스와 잔타르 만타르
구시가지 한가운데의 시티 팰리스(City Palace)는 1729~1732년에 지은 왕궁으로, 라자스탄과 무굴 양식이 어우러져 있어요. 찬드라 마할(Chandra Mahal)의 일부에는 지금도 왕실 가족이 살아요. 무바라크 마할(Mubarak Mahal)의 직물 전시실은 복원을 위해 2026년 3월 27일부터 임시로 닫혀 있어요. 바로 옆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에는 자이 싱 2세가 1728~1734년에 세운 천문 관측 기구 19개가 모여 있어요. 그가 인도 곳곳에 세운 다섯 천문대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에요. 가장 큰 삼라트 얀트라(Samrat Yantra)는 27m에 이르는 해시계로, 2초 단위까지 시간을 잴 수 있다고 해요. 맑은 날엔 그림자가 눈금 위를 조금씩 움직여 가는 모습이 보여요.
언덕 위의 암베르 성
시내에서 11km 떨어진 암베르 성(Amer Fort)은 1592년 마하라자 만 싱 1세(Man Singh I)가 짓게 한 성이에요. 자이푸르가 세워지기 전 암베르의 왕들이 살던 곳으로,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랍니다. 언덕 아래 마오타 호수(Maota Lake)를 지나 성에 오르면 안뜰과 궁전이 차례로 이어지고, 그 가운데 거울 조각으로 벽과 천장을 덮은 시시 마할(Sheesh Mahal)이 있어요. 문은 오전 9시에 열어 오후 6시에 닫고, 저녁에는 빛과 소리 쇼(영어 회차 오후 7시 30분)가 열려요. 근처의 판나 미나 쿤드(Panna Meena ka Kund)는 수백 년 된 계단식 우물이에요. 여러 세대의 발길에 닳아 매끈해진 계단이 겹겹이 내려가요.
자이가르·나하르가르·잘 마할
암베르 성을 내려다보는 자이가르 요새(Jaigarh Fort)는 1726년 자이 싱 2세가 암베르를 지키려고 쌓았어요. 이곳의 대포 자이바나(Jaivana)는 바퀴 달린 대포로는 지금도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1734년에 완공된 나하르가르 요새(Nahargarh Fort)는 이름이 '호랑이의 거처'라는 뜻이에요. 안에는 왕과 왕비들의 방을 나눠 둔 2층 건물 마드하벤드라 바완(Madhavendra Bhawan)이 남아 있고, 성벽에 서면 구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여요. 만 사가르 호수(Man Sagar Lake) 한가운데에는 물 위로 솟은 궁전 잘 마할(Jal Mahal)이 자리하고 있어요.
자이푸르의 식탁
라자스탄 음식을 대표하는 한 접시는 달 바티 추르마(Dal Bati Churma)예요. 단단하게 구운 밀 반죽 바티를 렌틸콩으로 끓인 달에 적셔 먹고, 곁들인 추르마의 단맛으로 마무리해요. 간식으로는 속을 채워 튀긴 카초리(kachori)가 있어요. 양파 소를 넣은 피야즈 카초리가 대표적이에요. 고기를 먹는다면 붉은 고추로 맛을 낸 양고기 커리 랄 마스(Laal Maas)를 찾아보세요. 축제철에는 밀가루와 기(ghee)로 만든 과자 게바르(Ghevar)를 많이 먹어요.
근교와 추천 2박 3일 일정
도시 외곽의 갈타 지(Galta Ji) 사원은 성자 갈라브를 기리는 힌두 순례지예요. 마르지 않는 샘과 일곱 개의 성스러운 물웅덩이(쿤드)가 있고, 원숭이 무리를 만날 수도 있어요. 하루를 더 낸다면 근교 아바네리(Abhaneri) 마을의 찬드 바오리(Chand Baori)를 권해요. 9세기에 만든 계단식 우물로, 3,500개의 좁은 계단이 기하학 무늬를 이루며 내려가요. 델리에서는 차로 약 5시간 걸리고, 자이푸르 국제공항에는 싱가포르·아부다비·무스카트 등에서 오는 국제선도 있어요. Day 1 — 암베르 성 → 판나 미나 쿤드 → 자이가르 요새 → 저녁 알버트 홀 박물관 Day 2 — 시티 팰리스·잔타르 만타르 → 하와 마할 → 조하리·바푸 바자르 Day 3 — 나하르가르 요새 → 갈타 지 → 출발(하루 더 머문다면 찬드 바오리)
- 추천 시즌
- 10~11월(더위가 꺾이는 시기), 12~2월(아침저녁은 쌀쌀함)
- 추천 기간
- 2~3일
꼭 먹어볼 것
- 달 바티 추르마 (라자스탄식 한 접시)
- 피야즈 카초리 (양파 소를 넣은 튀김)
- 랄 마스 (붉은 고추로 맛을 낸 양고기 커리)
- 게바르 (밀가루와 기로 만든 축제철 과자)
실용 팁
- 시티 팰리스 표는 잔타르 만타르 매표소 근처의 1번 문과 잘렙 초크(Jaleb Chowk) 쪽 2번 문 양쪽에서 살 수 있어요. 박물관은 홀리 이튿날(둘란디)에만 쉬어요.
- 알버트 홀 박물관은 낮(오전 9시~오후 5시)과 별도로 저녁 7시~9시 30분에도 문을 열어요. 조명을 켠 건물을 본 뒤 바로 안까지 둘러볼 수 있답니다.
- 오토릭샤는 거리별 요금이 고시돼 있어도 실제로는 흥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타기 전에 값을 정해 두고, 기사가 예정에 없던 여행사나 호텔로 데려가려 하면 원래 목적지로 가 달라고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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