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인터라켄
두 호수 사이, 융프라우의 관문
청록빛 호수와 만년설을 하루에
인터라켄(Interlaken)이라는 이름은 '호수 사이'를 뜻하는 옛 이름 '인터라쿠스'에서 왔어요. 이름처럼 짙푸른 툰 호수(Thunersee)와 청록빛 브리엔츠 호수(Brienzersee) 사이 평지에 주민 6,300명이 채 안 되는 마을이 놓여 있답니다. 인터라켄 동역(Interlaken Ost)을 떠난 열차는 그린델발트(Grindelwald)와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 골짜기로 갈라져 들어가고, 그 위로 산악열차와 케이블카가 해발 3,454m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까지 이어져요. 숙소를 한곳에 두고 매일 다른 산으로 나갔다 돌아오는 여행이 자연스러운 곳이에요.
두 호수 사이의 마을
인터라켄의 시작은 1130년 무렵 이 평지에 세워진 작은 기도처예요. 그 자리에서 아우구스티노회 수도원이 생겨났고, '인터라쿠스'라는 이름도 수도원 이야기에서 처음 나와요. 정작 마을의 공식 이름은 오랫동안 '아르뮐레'였고, 1891년 12월에야 모두가 부르던 '인터라켄'으로 바뀌었어요. 1805년 첫 운슈푸넨 축제가 열렸을 때 영업 허가를 받은 호텔은 한 곳뿐이었고, 호텔이 본격적으로 들어선 건 19세기 후반부터랍니다. 마을 뒷산 하더 쿨름(Harder Kulm, 1,322m)에는 푸니쿨라로 10분이면 올라요. '두 호수 다리(Zwei-Seen-Steg)'에 서면 발아래로 두 호수가, 정면으로 아이거(Eiger)·묀히(Mönch)·융프라우(Jungfrau)가 한눈에 들어와요. 도착한 날 여기서 산들의 자리를 익혀 두면 다음 날부터 동선을 짜기가 한결 쉬워요.
융프라우요흐, 산속을 달리는 철도
1893년 8월, 사업가 아돌프 구이어첼러(Adolf Guyer-Zeller)는 뮈렌 위쪽을 걷다가 벵게르날프 철도를 달리는 열차를 보고 융프라우까지 오르는 철도를 떠올렸어요. 1896년 첫 삽을 뜬 공사는 16년이 걸렸고, 노동자 3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대부분 발파 사고였어요. 1912년 2월 융프라우요흐까지 굴이 뚫렸고, 다섯 달 뒤 첫 관광 열차가 올라갔답니다. 지금도 열차는 아이거와 묀히의 암반 속을 지나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철도역(3,454m)에 닿아요.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아이거 익스프레스(Eiger Express) 곤돌라로 아이거글레처까지 15분 오른 뒤 열차로 갈아타면, 인터라켄 동역에서 1시간 30분이면 정상이에요. 정상에서는 스핑크스 전망대(Sphinx, 3,571m)부터 올라가 보세요. 길이 22km, 두께 900m의 알레치 빙하(Aletschgletscher)가 발아래로 이어지는데, 이 일대가 알프스 지역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에요. 1930년대 산악 가이드들이 곡괭이와 톱으로 빙하 속을 파서 만든 얼음 궁전도 걸어 볼 수 있어요.
라우터브루넨, 폭포의 골짜기
라우터브루넨(795m)은 깎아지른 암벽 사이, 구유처럼 파인 골짜기 바닥의 마을이에요. 양쪽 벽에서 폭포 72개가 쏟아지고, 마을 뒤 슈타우프바흐 폭포(Staubbachfall)는 297m 높이에서 떨어지는, 스위스에서 가장 높은 자유낙하 폭포예요. 골짜기 안쪽 트뤼멜바흐 폭포(Trümmelbachfälle)에서는 아이거·묀히·융프라우의 빙하에서 흘러온 물이 산속에서 열 개의 폭포를 이루며 초당 최대 2만 리터씩 쏟아져요. 터널 리프트로 바위 속에 들어가면 그 물줄기를 곁에서 보고 들을 수 있어요. 417m 높이의 절벽 위에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뮈렌(Mürren, 1,638m)이 있어요. 슈테헬베르크에서 경사 159.4%,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어요. 뮈렌에서 비르크(Birg)를 거쳐 더 오르면 쉴트호른(Schilthorn) 정상의 피츠 글로리아(Piz Gloria, 2,970m)에 닿는데, 영화 「007 여왕 폐하 대작전」 촬영지예요. 360도 회전 레스토랑에서는 자리를 옮기지 않고도 200개가 넘는 봉우리를 차례로 보게 돼요.
피르스트와 쉬니게 플라테, 능선 위의 하루
그린델발트에서 6인승 곤돌라로 25분 오르면 피르스트(First, 2,166m)예요. 정상역에서 절벽을 따라 45m 다리 '클리프 워크'가 이어지고, 한 시간이 채 안 되게 걸으면 바흐알프 호수(Bachalpsee)가 나와요. 내려올 때는 800m 강철 줄에 매달려 최고 시속 84km로 내려가는 '피르스트 플라이어', 소들이 풀을 뜯는 비탈길을 달리는 마운틴 카트, 킥보드와 자전거를 섞은 트로티바이크를 이어 타고 꽃밭과 농가를 지나 마을로 돌아와요. 오래 걷는 걸 좋아한다면 반대편에서 시작해 보세요. 빌더스빌(Wilderswil)에서 1893년 개통한 톱니바퀴 열차를 타고 한 시간쯤 오르면 쉬니게 플라테(Schynige Platte, 1,967m)예요. 발아래로 인터라켄과 두 호수가 보이고, 고산 식물원에서는 알프스 식물 약 800가지를 만날 수 있어요. 여기서 파울호른(Faulhorn) 정상을 넘어 약 6시간 걸으면 피르스트에 닿아요.
브리엔츠 호숫가 마을들
호숫가 마을 이젤트발트(Iseltwald)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일부 장면을 찍은 곳이에요. 촬영지로 알려진 선착장은 지금도 배가 닿는 곳이고, 들어가려면 입장료 CHF 5를 스위스 동전(5·2·1프랑)이나 신용카드로 내야 해요. 마을에서 호숫가 길을 따라 걸으면 400m에 걸쳐 쏟아져 내리는 기스바흐 폭포(Giessbachfälle)에 닿아요. 호수 동쪽 끝 브리엔츠(Brienz)는 '목각 마을'로 불리고, 목각 학교와 바이올린 제작 학교가 그 손기술을 이어 가고 있어요.
산 위의 식탁
이 지역의 맛은 치즈에서 시작해요. 여름 내내 높은 목초지에서 만드는 알프 치즈(Alpkäse)는 '알프스 여름의 산물'이라 불리고, 유스티스탈(Justistal)에서는 300년 가까이 이어진 치즈 나누기 행사(Chästeilet)가 해마다 9월에 열려요. 퐁뒤는 융프라우 지역의 곤돌라 안에서, 또는 인터라켄의 '퐁뒤 배낭'을 메고 나가 야외에서 먹을 수 있고, 라클렛은 성 베아투스 동굴(St. Beatus-Höhlen) 안에서 맛볼 수 있어요. 가을이면 수렵육에 슈페츨리·적양배추·밤을 곁들인 요리가 메뉴에 올라와요.
- 추천 시즌
- 6~9월(여름 하이킹), 12~3월(겨울 스키)
- 추천 기간
- 3~4일
꼭 먹어볼 것
- 치즈 퐁뒤 (곤돌라 안·퐁뒤 배낭)
- 알프 치즈 (여름 목초지에서 만든 치즈)
- 라클렛 (성 베아투스 동굴)
- 가을 수렵육 요리 (슈페츨리·적양배추·밤)
실용 팁
- 융프라우요흐 열차는 성수기(2026년은 5월 1일~10월 31일)에 좌석 예약이 필수예요. 같은 기간에는 아침 첫 두 편 중 하나로 올라가 정상에서 13시 17분까지 출발하는 열차로 내려오면 굿모닝 티켓으로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어요(다른 할인과 중복 불가).
- 융프라우 트래블 패스(3~8일)가 있으면 하더 쿨름·피르스트·쉬니게 플라테 노선과 툰·브리엔츠 호수 유람선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어요. 3일권은 성인 CHF 210이고, 융프라우요흐 구간은 연결권(CHF 63부터, 2026년 5~10월은 CHF 89)을 따로 사야 해요.
- 트뤼멜바흐 폭포는 날씨에 따라 4월 초부터 11월 초까지만 열어요(매일 9~17시, 7·8월은 8시 30분~18시). 4세 미만 아이와 반려견은 안전상 들어갈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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