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2km 성벽이 감싼 아드리아해 도시
테라코타 지붕 아래 옛 공화국의 골목
크로아티아 남쪽 끝, 아드리아해로 불쑥 나온 바위 위에 두브로브니크(Dubrovnik) 구시가가 있어요. 12~17세기에 쌓은 약 2km의 성벽이 구시가를 빈틈없이 두르고, 그 안쪽 골목은 1667년 대지진 뒤에 다시 세운 집들로 가지런해요. 한때 이 성벽 안은 무역으로 나라 살림을 꾸린 두브로브니크 공화국의 중심이었답니다. 한낮의 골목은 사람으로 붐비지만, 이른 아침 성벽에 오르거나 해 질 무렵 스르지산(Srđ)에 서면 이 작은 나라가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 조금씩 보여요.
성벽 위의 2km
성벽(Gradske zidine)은 여러 세기에 걸쳐 고쳐 쌓고 덧댄 방어선이에요. 올라서면 한쪽엔 테라코타 지붕이 겹겹이, 다른 쪽엔 아드리아해가 성벽 발치까지 펼쳐져요. 한 바퀴는 약 2km로, 두브로브니크 관광청은 적어도 한 시간을 잡으라고 권해요. 아침 일찍 오르면 인파와 한낮 더위를 함께 피할 수 있어요. 구시가에서 가장 높은 북서쪽 모서리의 둥근 민체타 탑(Tvrđava Minčeta)은 1319년 작은 사각 탑에서 시작해 1464년에야 지금 모습으로 완성됐어요. 성벽 서쪽 바깥에는 바다 위로 37m 솟은 바위에 홀로 선 로브리예나츠 요새(Tvrđava Lovrijenac)가 구시가와 마주하고 있어요.
스트라둔, 1667년 이후의 거리
구시가를 동서로 가르는 스트라둔(Stradun)은 정식 이름이 플라차(Placa)인 298m 큰길이에요. 가지런한 바로크식 집들은 1667년 대지진으로 고딕·르네상스 건물이 숱하게 무너진 뒤 다시 지은 모습이고, 1층마다 '무릎 문(vrata na koljeno)'이라 부르는 가게 문이 줄지어 있어요. 길 서쪽 끝 필레 문(Vrata od Pila) 안쪽의 오노프리오 대분수(Velika Onofrijeva fontana)는 12km 떨어진 리예카 두브로바치카(Rijeka dubrovačka)에서 샘물을 끌어온 1438년의 상수도를 기념해 세웠어요. 얼굴 조각 16개에서 물이 흘러나와요. 1667년 지진에 손상된 둥근 지붕은 끝내 처음 모습을 되찾지 못했어요. 바로 옆 프란치스코회 수도원(Samostan Male braće)에는 1317년에 세운 약국이 지금도 문을 열어요.
작은 공화국이 새긴 문장
렉터 궁전(Knežev dvor)은 공화국의 행정 중심이었어요. 나라를 대표하는 렉터는 한 달 임기 동안 이 궁전에서 지냈고, 궁전에는 '사사로운 일은 잊고 나랏일을 돌보라(Obliti privatorum publica curate)'는 라틴어 문구가 새겨져 있어요. 로브리예나츠 요새에도 'Non bene pro toto libertas venditur auro', 세상의 모든 금을 준대도 자유는 팔지 않는다는 문장이 남아 있답니다. 2월 3일은 도시의 수호성인 성 블라호(sv. Vlaho)의 축일이에요. 주교와 외교 사절, 시민이 함께 행렬을 이루는 이 축제는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올랐어요. 7~8월에는 도시 곳곳에서 두브로브니크 여름 축제(Dubrovačke ljetne igre)가 열려요.
스르지산에서 보는 저녁
스르지산(Srđ) 케이블카는 1969년에 놓였어요. 778m 선로를 3분 30초쯤 오르면 해발 405m 정류장에 닿고, 맑은 날엔 60km 밖까지 내다보여요. 어른 왕복은 30유로예요. 관광청이 권하는 시간은 해가 기울 무렵이에요. 그 시간엔 낮에 걸은 성벽 둘레와 스트라둔이 한눈에 들어와요. 산 위 임페리얼 요새(Tvrđava Imperijal)는 나폴레옹 시대에 세워졌고, 지금은 '독립전쟁 속의 두브로브니크 1991~1995' 전시가 열려요. 1991년 이 일대가 공격받은 뒤의 시간을 기록한 곳이라, 노을을 보러 온 길에 들르면 아래로 보이는 성벽이 조금 다르게 읽혀요.
배로 10분, 로크룸섬
구항에서 배로 10분쯤이면 로크룸섬(Lokrum)에 닿아요. 섬에서 가장 큰 문화유산은 성모 마리아 베네딕토회 수도원이에요. 남쪽의 '사해(Mrtvo more)'는 천장이 무너진 옛 동굴에 바닷물이 고인 작은 호수로, 바깥 바다와는 약 15m 물길로만 이어져 있어요. 관광청은 아이나 수영을 못 하는 사람에게도 알맞다고 소개해요. 1959년에 세운 식물원도 있어요. 배 시간은 계절마다 달라지니 건너가기 전에 막배 시간을 확인해 두세요. 하루 더 바다에 나가려면 엘라피티 제도(Elafitski otoci)로 가 보세요. 열세 개 섬 가운데 사람이 사는 곳은 콜로체프(Koločep)·로푸드(Lopud)·시판(Šipan) 셋이고, 가장 가까운 콜로체프는 그루즈 항(Gruž)에서 배로 25분이에요.
식탁, 먹물 리소토에서 로자타까지
관광청이 해산물로 꼽는 것은 숯불에 구운 오징어, 문어 샐러드, 먹물로 검게 지은 리소토(crni rižot)예요. 고기나 해산물을 감자·허브·올리브유와 함께 종 모양 뚜껑 아래에서 익히는 페카(peka)도 찾아보세요. 슈포르키 마카룰리(šporki makaruli)나 젤레나 메네스트라(zelena menestra)도 '두브로브니크에서 맛볼 것' 목록에 오른 요리이고, 마무리는 이 도시식 캐러멜 크림 로자타(rozata)예요. 잔에는 펠예샤츠(Pelješac) 반도의 딩가치(Dingač)·포스투프(Postup) 레드 와인이나, 코나블레(Konavle)의 화이트 와인 말바지야 두브로바치카(Malvasija dubrovačka)를 채워 보세요. 더운 날 이곳 사람들은 레드 와인에 물을 조금 섞은 베반다(bevanda)를 마신답니다. 10월에는 해마다 굿 푸드 페스티벌이 열려요.
추천 3박 4일 일정
Day 1 — 공항 도착(구시가까지 22km) → 해 질 녘 스트라둔 산책 Day 2 — 이른 아침 성벽 일주 → 렉터 궁전·해양 박물관 → 로브리예나츠 요새 → 케이블카로 스르지산 노을 Day 3 — 배로 로크룸섬 → 사해 수영·식물원 → 구시가 저녁(페카·로자타) Day 4 — 아침 그루즈 시장 → 콜로체프섬 반나절 또는 트르스테노 수목원(두브로브니크 북서쪽 약 15km) → 공항 그루즈·라파드(Lapad)까지는 시내버스로 오가요. 표는 기사에게 사면 2.50유로, 키오스크에서는 더 싸요.
- 추천 시즌
- 5~6월(한낮 더위 전·덜 붐빔), 9~10월(따뜻한 바다·선선한 저녁)
- 추천 기간
- 3~4일
꼭 먹어볼 것
- 로자타 (두브로브니크식 캐러멜 크림)
- 먹물 리소토 (crni rižot)
- 페카 (종 모양 뚜껑을 덮어 익힌 고기·해산물)
- 문어 샐러드 (관광청이 꼽는 해산물)
실용 팁
- 스르지산 케이블카는 12~3월에 운행하지 않아요. 운행하는 달에도 바람이 세거나 번개 위험이 있으면 멈추고, 아래 정류장의 마지막 출발은 마감 30분 전이에요.
- 렉터 궁전만 보는 입장권은 15유로, 시내 박물관 10곳 통합권은 20유로예요. 해양 박물관(10유로)까지 들를 생각이면 통합권이 더 싸고, 첫 입장부터 7일간 쓸 수 있어요.
- 크루즈 입항 일정표가 두브로브니크 항만 누리집(portdubrovnik.hr)의 「Najave dolazaka」에 해마다 올라와요. 배가 몰리는 날을 미리 확인해 두고, 그날은 성벽을 아침 일찍 걸어 두세요.
예약하기
본 서비스는 예약 당사자가 아니며, 예약·결제·환불은 해당 예약처의 조건에 따릅니다. 링크를 통한 예약 성사 시 수수료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