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밤이 늦게 시작되는 남미의 수도
광장의 일요일, 밀롱가의 새벽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의 하루는 밤늦게까지 이어져요. 식당은 보통 밤 8시에서 11시 사이에 저녁 손님을 받고, 탱고를 추는 밀롱가 가운데는 새벽 4시까지 음악을 트는 곳도 있답니다. 낮에 넓은 대로를 걸으면 1908년에 문을 연 오페라 극장과 160년이 넘은 카페가 나오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일요일 골동품 시장과 양철 벽을 칠한 집들, 이름난 사람들이 잠든 묘지가 차례로 나타나요. 그 낮과 밤을 동네별로 나눠 따라가 볼게요.
5월 광장에서 오벨리스코까지
5월 광장(Plaza de Mayo)에는 분홍빛 정부 청사 카사 로사다(Casa Rosada)와,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전 20년 넘게 미사를 집전한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이 있어요. 군사정권 시절 실종된 자녀를 찾는 5월 광장 어머니회(Madres de Plaza de Mayo)가 1977년부터 목요일마다 모여 온 자리도 이 광장이랍니다. 5월 대로(Avenida de Mayo)를 따라 서쪽으로 걸으면 1858년에 문을 연 카페 토르토니(Café Tortoni)가 나와요. 보르헤스와 가르델이 드나들던 곳이에요. 조금 더 가면 세계에서 가장 넓은 거리로 불리는 7월 9일 대로(Avenida 9 de Julio)가 나오고, 그 위에 도시가 처음 세워진 지 400년을 기념해 1936년에 세운 높이 67.5m의 오벨리스코(Obelisco)가 서 있어요.
산텔모의 일요일, 라보카의 골목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 가운데 하나인 산텔모(San Telmo)에서는 일요일마다 도레고 광장(Plaza Dorrego)에 1970년부터 이어진 골동품 시장이 서고, 같은 광장에서 「탱고 파티오(Patio de Tango)」도 열려요. 출출해지면 근처 메르카도 산텔모(Mercado San Telmo)에서 요기하세요. 라보카(La Boca)의 카미니토(Caminito)는 원래 엔세나다로 가던 철길의 한 구간이었어요. 1928년 노선이 폐지되면서 버려진 골목이 됐다가, 1959년에야 보행로로 되살아났답니다. 약 150m 길이에 양철 벽을 알록달록하게 칠한 집이 늘어서 있어요. 이 동네의 분위기는 라보카에 자리 잡은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만들었어요. 이름은 탱고 곡 「카미니토」에서 따왔지만, 노랫말은 이 골목과 아무 상관이 없어요.
묘지와 극장, 그리고 서점
레콜레타 묘지(Cementerio de la Recoleta)는 1822년 도시 최초의 공공 묘지로 문을 열었어요. 골목처럼 늘어선 가족 묘 가운데 90기 넘게 국가 역사 기념물로 지정돼 있고, 가장 많이 찾는 묘 가운데 하나가 에비타(에바 페론)의 묘예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어요. 콜론 극장(Teatro Colón)은 1908년 5월 25일 베르디의 「아이다」 공연으로 문을 열었어요. 약 50분짜리 가이드 투어로 극장 안을 둘러볼 수 있는데, 영어 투어는 11시·12시·13시·15시에만 있어요(투어 일반 요금 34,000페소 · 자주 바뀜). 엘 아테네오 그랜드 스플렌디드(El Ateneo Grand Splendid)는 1919년에 문을 연 극장을 2000년에 서점으로 바꾼 곳이에요. 벨벳 막이 반쯤 걷힌 옛 무대에 바가 있어, 책을 펼쳐 들고 쉬어 갈 수 있어요.
늦은 저녁과 파리야
이곳 사람들은 오후 늦게 커피에 작은 크루아상 메디알루나(medialuna)를 곁들이는 메리엔다(merienda)로 늦은 저녁까지 버텨요. 저녁 한 끼는 숯불 고기구이 아사도(asado)를 내는 파리야(parrilla)에서 드셔 보세요. 처음이라면 채끝 부위인 비페 데 초리소(bife de chorizo)와 숯불에 녹인 치즈 프로볼레타(provoleta)가 무난해요. 소시지를 빵에 끼운 초리판(choripán), 고기나 치즈를 채워 구운 엠파나다(empanada)는 가볍게 먹기 좋고, 디저트는 우유를 졸인 둘세 데 레체(dulce de leche)를 넣은 알파호르(alfajor)가 기본이에요. 와인은 말벡(Malbec)을 곁들여 보세요.
탱고 — 무대와 밀롱가
탱고는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됐어요. 저녁 식사와 함께 보는 무대 쇼도 있지만, 동네 사람들이 직접 춤추러 오는 밀롱가(milonga)에 한 번은 가 보세요. 알마그로의 클루브 그리셀(Club Gricel)은 금요일 저녁 7시 반에 수업을 먼저 하고 9시에 밀롱가를 열어요. 팔레르모의 라 비루타(La Viruta)는 수·금·토·일요일에 열린답니다. 무대 위 탱고가 화려하다면, 밀롱가에서는 나이 지긋한 커플이 말없이 한 곡을 끝까지 추는 모습에 오래 눈이 머물러요.
팔레르모와 강변의 오후
도시에서 가장 큰 동네 팔레르모(Palermo)에는 시내에서 가장 넓은 녹지인 팔레르모 숲(Bosques de Palermo)이 있어요. 그 안의 장미 정원(El Rosedal)에는 장미가 1만 8천 그루 넘게 자라고, 꽃은 10월에 절정을 이뤄요. 근처 일본 정원(Jardín Japonés)은 1967년 당시 황태자 부부였던 아키히토·미치코의 방문에 맞춰 만든 곳이고, 라틴아메리카 미술관 말바(MALBA)도 이 동네에 있어요. 해 질 무렵에는 옛 항구를 재개발한 푸에르토 마데로(Puerto Madero)로 가 보세요.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해 2001년 12월에 개통한 여인의 다리(Puente de la Mujer)는 탱고를 추는 남녀를 본뜬 보행교예요. 배가 지나갈 때면 가운데 상판이 회전해 뱃길이 열려요.
추천 4박 5일 일정
Day 1 — 에세이사 국제공항(시내까지 32km · 약 50분) → 엘 아테네오 서점 → 밤 9시 파리야 Day 2 — 5월 광장·대성당 → 카페 토르토니 → 오벨리스코 → 콜론 극장 투어 → 밀롱가 Day 3 — 레콜레타 묘지 → 팔레르모 장미 정원·일본 정원 → 말바 → 해 질 녘 푸에르토 마데로 Day 4 — 페리로 우루과이 콜로니아 델 사크라멘토 당일치기(콜로니아 익스프레스 편도 1시간 15분) Day 5 — 산텔모 골동품 시장 → 라보카 카미니토 → 공항 골동품 시장이 서는 일요일에 맞춰 순서를 바꿔 짜세요.
- 추천 시즌
- 9~11월(선선하고 장미가 피는 시기), 3~5월(더위가 가라앉는 시기)
- 추천 기간
- 4~5일
꼭 먹어볼 것
- 아사도·비페 데 초리소 (파리야 숯불구이)
- 엠파나다 (속을 채워 구운 반달 파이)
- 메디알루나 (메리엔다의 작은 크루아상)
- 알파호르 (둘세 데 레체 샌드 과자)
실용 팁
- 외교부는 아르헨티나에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를 발령해 두었어요. 라보카 카미니토 주변 같은 관광지에서는 옷에 오물을 묻힌 뒤 도와주는 척하며 가방이나 카메라를 훔치는 수법이 자주 보고되니, 낯선 사람이 닦아 주겠다고 다가오면 바로 자리를 뜨세요.
- 지하철(수브테)은 NFC 결제가 되는 신용·체크카드를 개찰구에 대면 바로 탈 수 있어요. 버스(콜렉티보)는 충전식 수베(SUBE) 카드가 있어야 하니 키오스크나 지하철역에서 미리 사 두세요.
- 숙박비를 해외 발급 신용카드나 해외 은행 송금으로 내고 여권으로 외국인임을 확인받으면 숙박 부가세(IVA 21%)를 내지 않아도 돼요. 체크인할 때 여권을 꼭 보여 주세요.
예약하기
본 서비스는 예약 당사자가 아니며, 예약·결제·환불은 해당 예약처의 조건에 따릅니다. 링크를 통한 예약 성사 시 수수료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