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아부다비
흰 돔 위로 노을이 내려앉는 수도
옛 망루에서 박물관 섬까지
아부다비는 UAE의 수도이지만, 이 도시를 오래 기억하게 하는 장면은 대개 해 질 무렵에 있어요.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Sheikh Zayed Grand Mosque)의 흰 돔이 저녁 빛에 물들고, 사디야트 섬의 루브르 아부다비(Louvre Abu Dhabi)에서는 별 모양으로 뚫린 돔의 틈으로 마지막 햇빛이 들어와 바닥에 흩어져요. 낮에는 1790년에 세운 망루가 남은 옛 궁과 지금의 대통령궁을 차례로 둘러보고, 물때가 맞으면 맹그로브 숲 사이로 카약을 저어 나가요. 그래서 일정은 몇 곳을 보느냐보다 어느 시간에 어디에 서 있느냐부터 정해 두면 좋아요.
해 질 녘의 그랜드 모스크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에는 크고 작은 돔 82개가 얹혀 있고, 바깥 회랑에만 기둥이 1,096개 서 있어요. 오후 늦게 들어가 회랑을 걷다 보면 흰 벽에 닿던 햇빛이 조금씩 붉어지고, 해가 진 뒤에는 조명이 건물을 밝혀요. 본당 바닥은 장인 약 1,200명이 손으로 매듭지은 5,400㎡짜리 카펫 한 장이 모두 덮고 있어요. 2007년 기네스 세계기록에 오른 세계 최대 수제 매듭 카펫이에요. 그 위로는 지름 12m, 높이 15.5m의 샹들리에가 걸려 있어요. 지금도 예배를 드리는 곳이라 방문 시간이 정해져 있어요. 금요일을 뺀 날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문을 열고, 마지막 입장은 오후 8시예요. 금요일에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방문객을 받지 않고, 오전 마지막 입장은 11시예요. 영어와 아랍어 무료 가이드 투어도 매일 열려요.
사디야트 섬, 빛이 새는 돔
사디야트 섬(Saadiyat Island)의 문화 지구에는 박물관이 한데 모여 있어요. 루브르 아부다비는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했어요. 지름 180m, 무게 7,500톤의 돔에는 별 모양 7,850개가 여덟 겹으로 포개져 있고, 그 틈으로 들어온 햇빛이 바닥에 움직이는 무늬를 그려요. 건축가는 이 장면을 '빛의 비'라고 불렀어요. 월요일은 휴관이에요. 2025년에 문을 연 아부다비 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Abu Dhabi)에는 가장 온전한 축에 드는 티라노사우루스 골격 '스탠'과 태양계보다 오래된 물질을 품은 머치슨 운석이 있어요. 노먼 포스터가 하늘을 나는 매의 날개에서 형태를 가져와 설계한 자이드 국립박물관(Zayed National Museum)에는 유물 1,500점 이상이 전시돼 있어요.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구겐하임 아부다비(Guggenheim Abu Dhabi)는 2026년 12월 11일 개관 예정이에요.
망루에서 대통령궁까지
카스르 알 호슨(Qasr Al Hosn)은 지금 아부다비에 남은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이에요. 1790년에 세운 망루에서 시작해 통치 가문의 거처가 되었고, '호슨'은 아랍어로 요새라는 뜻이에요. 2018년에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고, 함께 자리한 장인의 집(House of Artisans)에서는 전통 직조 사두(Sadu) 입문 강좌가 열려요. 지금의 대통령궁 카스르 알 와탄(Qasr Al Watan)에서는 입장권 하나로 그레이트 홀과 대통령이 받은 선물 전시, 도서관을 둘러보고 조명 쇼 '팰리스 인 모션(Palace in Motion)'까지 볼 수 있어요. 쇼 입장은 시작 30분 전에 마감되고, 무료 셔틀과 주차도 입장권에 들어 있어요.
맹그로브 물길과 코르니슈
맹그로브 국립공원(Mangrove National Park)은 카약을 타고 둘러보기 좋은 곳이에요. 좁은 물길을 따라 노를 저으면 게와 거북, 왜가리, 플라밍고를 만날 수도 있고, 계절에 따라 60종이 넘는 새가 찾아와요. 카약은 만조 때가 가장 좋다고 하니 출발 시간은 물때표를 보고 정하세요. 코르니슈(Corniche)의 2km 해변은 세 구역으로 나뉘는데, 4번 게이트의 알 사힐 구역은 입장료가 없어요. 에미리트 헤리티지 빌리지(Emirates Heritage Village)에서 출발하는 아브라(전통 나무배)는 20분 동안 코르니슈의 스카이라인 앞을 오가요(1인 40디르함).
에미라티 식탁
마치부스(Machboos)는 붉은 고기나 닭, 새우를 향긋한 육수에 끓여 밥과 함께 내는 요리이고, 타리드(Thareed)는 감자와 채소를 큼직하게 넣은 소고기 스튜예요. 후식으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폭신한 튀김 경단 루가이마트(Lugaymat)가 있어요. 2005년에 문을 연 호텔 에미레이츠 팰리스(Emirates Palace)는 투숙하지 않아도 일부 공간을 둘러볼 수 있어요. 호텔 안 르 카페(Le Café)에서는 24K 금가루를 뿌린 카푸치노를 맛볼 수 있어요. 고급 식당 계산서에는 봉사료(보통 10% 안팎)와 관광세 6%가 붙는 경우가 많고, 빠져 있다면 10~15%를 팁으로 더하곤 해요. 술은 허가받은 업소에서 21세 이상만 마실 수 있고, 라마단 기간 낮에는 공공장소에서 먹고 마시지 않아야 해요.
도시 안팎을 오가는 법
자이드 국제공항(Zayed International Airport)에서 도심까지 택시 요금은 70~80디르함 정도예요. 택시는 우버와 카림(Careem) 앱으로도 부를 수 있어요. 시내버스는 하필라트(Hafilat) 교통카드로 타요. 카드는 공항 고객센터나 판매기에서 10디르함에 살 수 있고, 요금은 기본 2디르함에 1km마다 5필스가 붙어요(최대 5디르함). 두바이와 아부다비 사이에는 에티하드 레일(Etihad Rail) 여객 열차가 57분 만에 오가는 노선이 계획돼 있어요. 다만 아부다비 역은 도심이 아니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시티의 달마 몰 맞은편에 있어서, 역까지 가는 시간을 따로 잡아야 해요. 운행을 시작했는지와 요금은 출발 전에 확인해 두세요.
추천 3박 4일 일정
Day 1 — 도착 → 코르니슈 산책 → 늦은 오후 그랜드 모스크(해 질 녘까지) Day 2 — 사디야트 섬: 루브르 아부다비(월요일 휴관) → 자연사박물관 → 자이드 국립박물관 Day 3 — 카스르 알 호슨·장인의 집 → 카스르 알 와탄 → 팰리스 인 모션 Day 4 — 만조에 맞춰 맹그로브 카약 → 에미레이츠 팰리스 르 카페 → 공항
- 추천 시즌
- 11~4월(선선함)
- 추천 기간
- 3~4일
꼭 먹어볼 것
- 마치부스 (향긋한 육수에 끓인 고기와 밥)
- 타리드 (감자 넣은 소고기 스튜)
- 루가이마트 (겉이 바삭한 튀김 경단)
- 금가루 카푸치노 (에미레이츠 팰리스 르 카페)
실용 팁
- 외교부는 2026년 3월 8일부터 UAE 전역에 여행경보 3단계(철수권고)를 내린 상태예요(10월 16일 확인). 방문을 취소하거나 미루도록 권하는 단계이니, 예약 전에 해외안전여행(0404.go.kr)에서 현재 단계를 확인하세요.
- 그랜드 모스크는 온라인 사전 예약이 필요하고, UAE 밖에서 온 방문객의 입장료는 10디르함이에요. 남녀 모두 발목까지 덮는 헐렁한 옷을 입어야 하고, 여성은 머리도 가려야 해요.
- 야스 섬·사디야트 섬과 도심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 '익스피리언스 아부다비'가 8개 노선을 다녀요. 정류장에서 타면서 QR 코드만 찍으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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