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푸꾸옥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섬, 푸꾸옥
느억맘 향과 서쪽 바다의 해넘이
푸꾸옥(Phú Quốc)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섬이에요. 하얀 모래 해변 덕분에 '진주섬'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이 섬 하면 느억맘(nước mắm)과 후추를 먼저 꼽아요. 바다만 보러 왔다가 느억맘 공장의 짠 내와 후추 농원의 초록 덩굴까지 기억에 담아 가게 되는 섬이에요. 오전엔 잔잔한 바다에서 헤엄치고, 해 질 녘엔 서쪽 바다로 지는 해를 보고, 밤엔 야시장에서 고른 생선을 그 자리에서 구워 먹어요. 이 섬에서는 그게 평범한 하루랍니다.
섬의 지도 — 어디에 묵을까
푸꾸옥은 큰 섬 하나와 작은 섬 21개로 이루어져 있어요. 큰 섬은 남북으로 길쭉해서 어디에 묵느냐에 따라 하루 동선이 꽤 달라져요. • 서쪽 즈엉동(Dương Đông) — 호텔과 식당이 모인 마을. 야시장도 여기 있고, 저녁엔 바다 쪽으로 해가 져요. • 남쪽 안터이(An Thới) — 작은 섬들이 흩어진 안터이 군도와 혼똠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는 곳이에요. • 북쪽 — 국립공원 숲과 사람 드문 해변이 이어지는 조용한 쪽이에요. 예전 안내서에는 끼엔장성(Kiên Giang)의 섬으로 나오지만, 요즘 주소에는 '안장성(An Giang) 푸꾸옥 특별구역'으로 적혀 있어요. 행정 구역이 바뀌었을 뿐 같은 섬이에요.
느억맘과 후추 — 섬의 냄새
느억맘 공장에 들어서면 어둑한 실내에 커다란 나무통이 줄지어 서 있어요. 어부들이 잡아 온 멸치를 소금과 함께 이 통에 담아 오래 익히고, 통 아래 꼭지로 맑은 호박색 느억맘을 받아 내요. 짠 내가 처음엔 코를 찌르지만, 맛을 보고 나면 이 냄새가 섬 음식의 바탕이라는 걸 알게 돼요. 베트남 관광청도 전통 나무통 공장이나 후추 농원에 들러 직접 맛보며 비교해 보라고 권해요. 후추 농원에서는 기둥을 감고 올라간 덩굴에 초록 열매가 송이송이 달려 있어요. 이 열매를 햇볕에 말리면 검은 후추가 돼요. 베트남에서 가장 좋은 후추와 느억맘이 푸꾸옥에서 난다는 말이 있을 만큼, 두 가지는 섬을 떠날 때 많이들 챙겨 가는 기념품이에요.
바다 — 아침엔 사오, 저녁엔 서쪽
사오 비치(Bãi Sao)는 분가루처럼 고운 흰 모래와 잔잔한 옥빛 물로 섬에서 가장 사랑받는 해변이에요. 물결이 순해서 한참을 물에 떠 있어도 편해요. 해 질 무렵엔 서쪽 해안으로 옮겨 가세요. 바께오 해변(Bà Kèo)은 관광청이 해넘이 자리로 꼽는 곳이고, 즈엉동 북쪽의 옹랑 비치(Bãi Ông Lang)에서는 한적한 모래사장 너머로 해가 느긋하게 내려앉아요. 물속이 궁금하다면 배를 빌리거나 투어에 참여해 남쪽 안터이 군도로 가 보세요. 작은 섬과 산호초 둘레에서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할 수 있어요.
혼똠 케이블카 — 바다 위 8km
혼똠(Hòn Thơm) 케이블카는 섬 남쪽 안터이의 선셋타운(Sunset Town) 탑승장에서 출발해요. 2018년 '바다를 건너는 세계 최장 3선식 케이블카'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오른 노선이에요. 약 8km를 가는 동안 발아래로 어촌 마을과 작은 섬들이 차례로 펼쳐져요. 종점인 혼똠섬은 안터이 군도의 작은 섬이고, 이름은 '파인애플 섬'이라는 뜻이에요. 섬에는 워터파크 아쿠아토피아(Aquatopia)와 베트남 첫 나무 롤러코스터, 정글을 테마로 한 엑소티카 빌리지(Exotica Village)가 있고, 스노클링·카약·패러세일링 같은 바다 놀이도 할 수 있어요. 해가 지면 선셋타운으로 돌아와 키스 브리지(Kiss Bridge) 옆 바다를 바라보세요. 라이브 공연에 물 위 영상, 조명, 음악, 불꽃을 엮은 쇼가 열려요. 공연 이름과 시간표는 시즌마다 바뀌어요.
야시장과 섬의 식탁
저녁이 되면 즈엉동 근처 푸꾸옥 야시장(Chợ đêm Phú Quốc)의 가판에 불이 켜져요. 구운 해산물과 열대 과일, 간식이 길게 늘어서 있고, 얼음 위 생선이나 새우, 꽃게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구워 줘요. 이 섬에서 먼저 맛볼 음식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생청어 살을 라임에 절여 채소와 함께 라이스페이퍼에 싸 먹는 고이 까 찍(gỏi cá trích)이고, 다른 하나는 쪄 낸 꽃게(ghẹ)예요. 꽃게는 소금에 섬 후추를 갈아 넣고 라임을 짠 소스에 찍어 먹는데, 한입 넣으면 후추 향이 먼저 올라와요. 반으로 가른 성게에 파기름을 얹어 구워 내는 성게 요리와, 새우 반죽을 국물에 휘저어 익혀 내는 쌀국수 분꾸어이(bún quậy)도 함께 맛보세요.
북쪽 숲 — 바닷바람 대신 나무 냄새
섬 북부는 푸꾸옥 국립공원(Vườn quốc gia Phú Quốc)의 숲이 넓게 덮고 있어요. 숲길을 따라가면 계곡과 전망대, 사람 드문 해변이 차례로 나와서 반나절 트레킹이나 오토바이로 돌아보기 좋아요. 해변 리조트에서 조금만 올라가도 바닷바람 대신 축축한 나무 냄새가 나요. 2006년 유네스코가 등재한 끼엔장(Kiên Giang) 생물권보전지역에도 이 섬의 일부가 들어 있어요.
추천 4박 5일 일정
Day 1 — 푸꾸옥 국제공항 도착 → 즈엉동 숙소 체크인 → 야시장에서 해산물 저녁 Day 2 — 이른 아침 사오 비치 → 오후 느억맘 공장·후추 농원 → 바께오 해변 해넘이 Day 3 — 오전 보트로 안터이 군도 스노클링 → 오후 혼똠 케이블카 → 선셋타운 저녁 쇼 Day 4 — 북부 국립공원 숲길 반나절 → 옹랑 비치에서 해넘이 Day 5 — 후추·느억맘 장보기 → 공항
- 추천 시즌
- 11~4월(건기, 바다가 잔잔함)
- 추천 기간
- 4~5일
꼭 먹어볼 것
- 고이 까 찍 (생청어 샐러드)
- 찐 꽃게 (소금·후추·라임 소스)
- 성게 구이 (파기름을 얹어 구움)
- 분꾸어이 (새우 반죽 쌀국수)
실용 팁
- 관광청 안내로는 즈엉동 일대 호텔에서 혼똠 케이블카 탑승장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다녀요. 지금 운행하는지, 몇 시에 오는지는 숙소에 물어보세요.
- 사오 비치는 현지 사람들도 즐겨 찾는 해변이라, 조용히 헤엄치려면 평일 이른 시간에 가는 게 좋아요.
- 5~10월 우기에는 파도가 거칠어지고 짧고 굵은 소나기가 내려요. 보트 투어나 스노클링은 하루쯤 여유를 두고 잡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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