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
마로니에 그늘 아래 맥주 한 잔, 뮌헨
궁전과 시장, 정원이 걸어서 닿는 곳
뮌헨(München)에서 맥주는 저녁 메뉴라기보다 하루의 시간표에 가까워요. 오전엔 브레첼을 곁들인 흰 소시지로 시작하고, 오후엔 영국 정원 잔디에서 쉬다가, 해가 기울면 마로니에 아래 긴 나무 테이블로 사람들이 모여들어요. 그 동선 사이사이에는 바이에른을 다스린 군주들이 4백 년 넘게 머문 궁전과, 그들이 모은 그림이 걸린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답니다. 구시가지는 걸어서 하루면 돌 만큼 아담해서, 궁전 관람과 시장 점심, 공원 산책을 한나절에 엮을 수 있어요.
마리엔플라츠, 오전 11시의 종소리
구시가지 중심 마리엔플라츠(Marienplatz)는 오전 11시와 정오면 고개를 든 사람들로 붐벼요. 신시청사(Neues Rathaus) 탑의 글로켄슈필(Glockenspiel)이 움직이는 시간이거든요. 43개의 종이 울리는 동안 위층에서는 1568년 빌헬름 5세 공작의 결혼식이, 아래층에서는 통 장인들의 춤(Schäfflertanz)이 펼쳐져요. 3~10월에는 오후 5시에 한 번 더 울려요. 중세 건물처럼 보이는 시청사는 사실 1867~1909년에 지은 신고딕 양식 건물이에요. 성 베드로 교회(Alter Peter)의 306개 계단을 오르면 광장과 신시청사, 프라우엔 교회(Frauenkirche)의 두 탑이 한눈에 들어와요. 약 98m인 이 두 탑보다 높은 건물은 구시가지에 없답니다.
시장의 오전, 정오 전의 흰 소시지
광장에서 몇 걸음 떨어진 빅투알리엔 시장(Viktualienmarkt)은 1807년부터 지금 자리에서 열려 왔어요. 100명이 넘는 상인이 먹거리와 꽃, 특산품을 팔고, 시장 한가운데 비어가르텐에서는 음료만 사면 시장에서 산 음식을 펼쳐 놓고 먹어도 돼요. 오전 메뉴는 바이스부르스트(Weißwurst)예요. 송아지 고기를 넣은 흰 소시지에 달콤한 겨자와 브레첼(Brezn)을 곁들이는데, 전통대로라면 정오 전에만 먹어요. 요즘은 종일 내는 식당도 많아요. 출출할 땐 두툼한 미트로프를 빵에 끼운 레버케제젬멜(Leberkässemmel)이 간단해요.
비어가르텐, 마로니에 아래 긴 테이블
날이 풀리면 뮌헨 사람들은 저녁을 비어가르텐(Biergarten)에서 보내요. 테이블마다 1리터 잔(Maß)이 놓이고, 가장 큰 히르슈가르텐(Hirschgarten)은 약 8,000석 규모예요. 안주는 카망베르 같은 연성 치즈에 버터와 크림, 양파를 섞은 오바츠다(Obatzda)와 브레첼이에요. 바이에른 비어가르텐 규정상 음식과 음료 제공은 늦어도 밤 10시 30분에 끝나니, 늦게 갔다면 주문부터 하세요. 실내라면 1589년 빌헬름 5세 공작이 세운 궁정 양조장으로, 1828년 루트비히 1세 때 시민에게 개방된 호프브로이하우스(Hofbräuhaus)가 있어요. 슈바인스학세(Schweinshaxe)를 크뇌델과 함께 먹어 보세요.
영국 정원과 아이스바흐의 서퍼
영국 정원(Englischer Garten)은 1789년 카를 테오도어 선제후의 명으로 조성된 376헥타르의 공원이에요. 남쪽 프린츠레겐텐 거리(Prinzregentenstraße) 입구 바로 옆, 아이스바흐(Eisbach)의 거센 물살 위에서는 서퍼들이 한 명씩 번갈아 파도를 타요. 숙련자에게 맞는 까다로운 파도예요. 이 파도가 한동안 사라졌다가 저절로 되살아나자, 시는 2026년 5월 8일부터 서핑을 다시 허용했어요. 스스로 풀리는 리시를 꼭 달아야 하고 밤 10시부터는 서핑할 수 없어요. 수영과 물놀이는 금지예요. 북쪽으로 걸으면 인공 언덕 위 모노프테로스(Monopteros)에서 구시가지의 탑들이 내려다보이고, 조금 더 가면 높이 25m의 중국탑(Chinesischer Turm) 아래 비어가르텐이 나와요.
왕가가 남긴 궁전과 그림
레지덴츠(Residenz)는 1508년부터 1918년까지 바이에른 공작과 선제후, 왕이 머물며 다스린 궁전이에요. 1571년에 완성된 안티콰리움(Antiquarium)은 알프스 이북 최초의 박물관으로 계획된 긴 아치형 홀이고, 붉은색과 금장식으로 채운 퀴비예 극장(Cuvilliés-Theater)에서는 지금도 음악회가 열려요. 서쪽의 님펜부르크 궁전(Schloss Nymphenburg)은 1664년 선제후 페르디난트 마리아가 아내에게 주려고 짓게 한 곳으로, 여름엔 궁전 정원을 가로지르는 운하에서 곤돌라를 탈 수 있어요. 그림은 알테 피나코테크(Alte Pinakothek)에서 보세요. 이웃한 노이에 피나코테크는 공사 중으로 2029년 재개관 예정이에요.
옥토버페스트, 왕세자의 결혼 축하에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1810년 10월 12일에 결혼한 왕세자 루트비히와 테레제 공주의 축하 행사를 마무리한 경마에서 시작됐어요. 지금은 9월 15일 다음 토요일부터 10월 첫 일요일까지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에서 열리고, 2026년에는 16일 동안 약 740만 명이 다녀갔어요. 첫날 정오 쇼텐하멜(Schottenhamel) 천막에서 뮌헨 시장이 첫 통을 따며 “오차프트 이스(O'zapft is)!”를 외쳐야 맥주가 나오기 시작해요. 천막에서는 1487년 뮌헨 맥주 순수령을 지키는 시내 6대 양조장 맥주만 팔아요. 2027년엔 9월 18일~10월 3일에 열려요. 겨울에는 마리엔플라츠에 도시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크리스마스 마켓(Christkindlmarkt)이 열린답니다.
근교 당일 여행과 4일 일정
다하우(Dachau)에는 1933년 3월 정치범을 가두려 세운 강제수용소의 기념관이 있어요. 이곳과 부속 수용소에 2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갇혔고 4만 1,500명이 살해됐어요. 입장은 무료이고, 중앙역에서 S2 전철로 약 25분 걸리는 다하우역에서 726번 버스로 갈아타요.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은 기차와 버스로 약 3시간 걸리고, 내부는 가이드 투어로만 볼 수 있어 성에 오르기 전에 표를 사 두어야 해요. • 1일 — 글로켄슈필(11시) → 성 베드로 교회 → 빅투알리엔 시장 → 레지덴츠 → 호프브로이하우스 • 2일 — 영국 정원 → 중국탑 비어가르텐 → 알테 피나코테크 • 3일 — 님펜부르크 궁전 → 히르슈가르텐 → 올림픽 공원(1972년 올림픽) • 4일 — 다하우 또는 노이슈반슈타인
- 추천 시즌
- 5~9월(비어가르텐), 9월 중순~10월 초(옥토버페스트), 11월 말~12월(크리스마스 마켓)
- 추천 기간
- 3~4일
꼭 먹어볼 것
- 바이스부르스트 (정오 전, 단 겨자·브레첼과)
- 슈바인스학세 (돼지 정강이 구이)
- 오바츠다 (치즈 스프레드·브레첼)
- 레버케제젬멜 (미트로프 샌드위치)
실용 팁
-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S1·S8 전철로 40~45분, 20분 간격이에요. 표는 M~5 구역으로 사야 하고, 같은 날 시내도 다닐 계획이라면 공항~시내 구간을 하루 동안 무제한 타는 에어포트-시티-데이 티켓(17.50유로부터)도 고려해 보세요.
- 일요일에는 대부분의 상점과 빅투알리엔 시장이 문을 닫아요. 일요일이나 밤 8시 이후 장을 봐야 하면 중앙역(Hauptbahnhof) 상점이나 공항의 에데카(Edeka) 슈퍼마켓을 이용하세요.
- 알테 피나코테크·피나코테크 데어 모데르네·브란트호르스트 미술관은 일요일 입장료가 1유로예요. 세 곳 모두 월요일은 휴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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