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애미
파스텔빛 호텔 사이로 부는 바닷바람
작은 창구에서 건네받는 쿠바 커피
마이애미는 비스케인만(Biscayne Bay)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나뉘어요. 동쪽의 기다란 섬에는 1930년대 파스텔빛 호텔이 늘어선 마이애미비치가, 서쪽 본토에는 다운타운과 리틀 아바나, 창고 벽화의 윈우드가 있답니다. 오전엔 오션 드라이브의 오래된 호텔 로비를 기웃거리고, 오후엔 카예 오초의 커피 창구 앞에서 쿠바식 에스프레소를 받아 들어요. 그리고 그 카예 오초를 서쪽으로 계속 달리면, 악어가 사는 에버글레이즈의 풀밭 습지가 나온답니다.
사우스비치의 1930년대
사우스비치(South Beach)의 오션 드라이브(Ocean Drive)를 걸으면 모서리가 둥근 낮은 호텔들이 바다를 향해 줄지어 서 있어요. 1930년대 건물이 모인 이 일대는 1979년, 도시형 20세기 역사 지구로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국가사적지에 올랐답니다. 1976년 바버라 캐피트먼(Barbara Baer Capitman)과 아들 존이 건국 200주년을 기리려고 나선 일이 결국 마이애미비치를 지켜 낸 계기가 됐죠. 건물 안이 궁금하다면 마이애미 디자인 보존 연맹(MDPL)의 도보 투어가 있어요. 1001 오션 드라이브의 아르데코 웰컴센터에서 매일 출발해 두 시간 동안 약 2.4km를 걸으며, 오래된 호텔과 식당의 로비 안까지 들어가요. 요금은 성인 $50예요. 감시탑 깃발이 빨간색이면 파도가 높거나 조류가 강하다는 뜻이고, 보라색이면 위험한 해양 생물이 있다는 뜻이에요.
리틀 아바나의 커피 창구
리틀 아바나(Little Havana)라는 이름은 1960년대 쿠바 이민자들이 이 동네에 자리 잡으면서 붙었어요. 그 시절의 흔적은 다운타운의 프리덤 타워(Freedom Tower)에 남아 있어요. 1925년 신문사 사옥으로 문을 연 이 건물은 1962~1974년 쿠바 난민 센터로 쓰였고, 지금은 전시관이 되었답니다. 동네의 중심은 SW 8번가, 카예 오초(Calle Ocho)예요. 작은 창구 벤타니타(ventanita)에서 커피를 사 들고 쿠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이 거리의 흔한 풍경이에요. 도미노 공원(Máximo Gómez Park)에선 어르신들이 시가를 물고 도미노 패를 섞는데, 게임은 보통 회원끼리 하니 곁에서 구경만 해 주세요. 1971년부터 쿠바 음식을 내온 베르사유(Versailles), 1935년 개업해 지금도 살사 춤추는 곳으로 통하는 볼 앤 체인(Ball & Chain)도 이 길에 있어요. 매달 셋째 금요일 낮부터 저녁까지는 14~17번 애비뉴 구간이 보행자 거리로 바뀐답니다.
윈우드, 의류 창고의 벽
윈우드(Wynwood)는 한때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의류 산업 지구였어요. 1990년대 초 공장이 하나둘 문을 닫자, 빈 창고의 창문 없는 벽엔 낙서만 쌓였죠. 뉴욕 소호와 마이애미비치 오션 드라이브를 되살린 경험이 있던 토니 골드먼(Tony Goldman)은 예술로 먼저 사람들이 찾아올 이유를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2009년 큐레이터 제프리 다이치(Jeffrey Deitch)와 함께 그 벽을 작가들에게 내준 것이 윈우드 월스(Wynwood Walls)의 시작이에요. 지금은 성인 $12에 자유롭게 둘러보는 야외 벽화 갤러리가 됐어요. 담장 밖 골목에도 벽화가 이어져서, 갤러리를 나온 뒤에도 한참을 더 걷게 된답니다.
비스카야의 겨울 별장
비스케인만 기슭의 비스카야 박물관과 정원(Vizcaya Museum and Gardens)은 사업가 제임스 디어링(James Deering)이 1914~1922년에 지은 겨울 별장이에요. 18세기 이탈리아 빌라를 아열대 기후에 맞게 새로 해석한 집으로, 만을 바라보는 자리를 최대한 누리도록 설계됐어요. 디어링은 1916년 크리스마스에 이 집에서 첫 겨울을 나기 시작했는데, 그 무렵 마이애미는 막 자라나던 젊은 도시였답니다. 정원은 이탈리아식 정형 정원을 남플로리다의 열대 풍토에 어울리게 꾸몄어요.
길 끝의 에버글레이즈
카예 오초는 41번 국도(US 41), 타미아미 트레일(Tamiami Trail)과 같은 길이에요. 플로리다 턴파이크에서 이 길을 따라 서쪽으로 약 40km를 가면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Everglades National Park)의 샤크 밸리(Shark Valley)가 나와요. 에버글레이즈는 1947년 생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만든 첫 국립공원으로, 습지와 숲, 바다를 합쳐 약 6,070㎢를 보호하고 있어요. 샤크 밸리에는 24km 길이의 포장 순환로가 있어요. 해설 트램을 타거나 자전거를 빌려 달리면 길가의 악어와 물새를 가까이서 보게 돼요. 순환로 중간쯤의 전망대에 오르면 '풀의 강(River of Grass)'이라 불리는 습지가 사방으로 펼쳐진답니다. 오전 10시~오후 3시엔 대기가 길어지니 일찍 가는 편이 좋아요. 에어보트는 샤크 밸리가 아니라 동쪽으로 15~20분 거리의 업체 세 곳에서 타요. 5~11월 우기엔 비가 잦고 모기가 많을 수 있어요.
스톤크랩과 쿠바 커피
스톤크랩(stone crab)은 철이 규정으로 정해져 있어요. 플로리다에서는 집게발 수확·판매가 10월 15일~5월 1일에만 허용되고, 게를 통째로는 가져갈 수 없어 기준 크기를 넘는 집게발만 유통돼요. 1913년 마이애미비치의 작은 점심 카운터로 문을 연 조스 스톤 크랩(Joe's Stone Crab)은 차갑게 식혀 껍데기를 깨 둔 집게발에 해시브라운, 코울슬로, 마요네즈를 곁들여 내기 시작한 집이에요. 리틀 아바나에선 로스트 포크와 햄, 치즈, 피클을 넣고 눌러 구운 쿠바 샌드위치, 다진 햄이나 닭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튀긴 크로케타부터 맛보세요. 베르사유 옆 빵집에선 카페시토 한 잔에 달거나 짭짤한 파스텔리토(pastelito)를 곁들인답니다.
여름 소나기와 12월의 아트 바젤
여름엔 짧은 소나기가 거의 매일 지나가는데, 대개 10분쯤이면 그친답니다.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은 6월 1일~11월 30일이고, 외교부는 매년 8월 중순~10월을 허리케인 피해 가능성이 있는 시기로 안내해요. 12월 초에는 현대미술 박람회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Art Basel Miami Beach)가 열려요. 2026년 일정은 12월 4~6일이에요.
- 추천 시즌
- 12~4월(건기·습도 낮음)
- 추천 기간
- 4~5일
꼭 먹어볼 것
- 스톤크랩 (차갑게 내는 집게발)
- 카페시토 (창구에서 사 마시는 쿠바 커피)
- 쿠바 샌드위치 (리틀 아바나)
- 크로케타 (햄·닭고기 크로켓)
실용 팁
-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은 차 한 대당 입장료 $35와 별도로, 미국 거주자가 아닌 16세 이상에게 1인당 $100를 더 받아요. 투어 상품으로 들어가도 똑같이 붙고, 연간 패스나 America the Beautiful 패스로 입장하면 면제예요.
- 다운타운의 메트로무버(Metromover)와 마이애미비치 트롤리는 무료예요. 공항에서 다운타운까지 메트로레일 오렌지 라인은 $2.25인데, 주말엔 공항과 얼링턴 하이츠(Earlington Heights)역 사이만 셔틀 열차가 다녀 그 역에서 갈아타야 해요.
- 비스카야 박물관과 정원은 화요일, 프리덤 타워는 월·화요일에 문을 닫아요. 두 곳을 넣는 날은 요일부터 맞춰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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