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
벨라스케스와 피카소를 하루에
타파스로 이어지는 늦은 저녁
마드리드의 하루는 조금 늦게 흘러가요. 식당은 점심을 대개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에, 저녁을 8시가 넘어서 내니, 그 사이에는 미술관과 공원, 광장의 바에서 시간을 보내면 돼요. 오전엔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에서 벨라스케스의 그림 앞에 오래 서 있다가, 오후엔 레티로 공원(Parque del Retiro) 연못에서 노를 젓고, 해가 지면 라 라티나(La Latina) 골목에서 바를 옮겨 다니며 타파스를 먹는 식이에요. 왕궁도 명화도 오래된 선술집도 구시가 안에서 걸어서 이어져요.
프라도 거리의 세 미술관
프라도 미술관과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Museo Thyssen-Bornemisza),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Museo Reina Sofía)은 프라도 거리(Paseo del Prado)의 2km 가까운 구간에 모여 있어요. 이 거리와 레티로 공원은 2021년 「빛의 풍경」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어요. 프라도에는 회화만 8,600점이 있어요. 그중 벨라스케스의 「시녀들(Las Meninas)」 앞에서 한참 머문 뒤, 고야가 자기 집 벽에 그린 「검은 그림」 연작으로 옮겨 가 보세요. 한 미술관 안에서 궁정의 빛과 한 화가의 어둠을 연달아 만나게 돼요. 레이나 소피아에는 피카소의 「게르니카(Guernica)」가 걸려 있어요. 1937년 파리 만국박람회 스페인관을 위해 그린 이 그림은 1981년에야 스페인으로 돌아왔어요.
마요르 광장과 왕궁
1561년 펠리페 2세가 궁정을 톨레도에서 마드리드로 옮겼어요. 마요르 광장(Plaza Mayor)은 그 아들 펠리페 3세 때 지어졌고, 1790년 화재로 거의 다 탄 뒤 후안 데 비야누에바가 다시 지으며 아홉 개의 아치 출입구를 냈어요. 광장에서 서쪽으로 걸으면 마드리드 왕궁(Palacio Real)이 나와요. 1734년 화재로 합스부르크 왕가의 옛 궁전이 불타 없어진 뒤 펠리페 5세가 그 자리에 새로 짓게 한 궁전으로, 1738년에 첫 돌을 놓았어요. 방이 3,000개가 넘는 서유럽 최대의 왕궁이에요. 왕실이 더는 살지 않지만 지금도 공식 관저이고, 수요일과 토요일엔 날씨에 따라 근위병 교대식이 열려요. 반대로 동쪽의 푸에르타 델 솔(Puerta del Sol)에는 스페인 방사형 국도의 기점인 「0km」 표지가 있어요. 12월 31일 자정이면 사람들이 광장 시계의 열두 번 종소리에 맞춰 포도 열두 알을 먹는답니다.
레티로 공원의 오후
레티로 공원은 125헥타르가 넘는 땅에 나무가 15,000그루 넘게 자라는 곳이에요. 큰 연못(Estanque Grande)에서는 노 젓는 보트를 빌릴 수 있어서, 미술관에서 지친 다리를 쉬게 하기 좋아요. 공원은 아침 6시에 열고, 4~9월엔 자정, 10~3월엔 밤 10시에 닫아요. 공원 안의 유리 궁전(Palacio de Cristal)은 1887년 이국 식물을 전시하려고 지은 유리 전시관이에요.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의 전시장인데, 지금은 건물 보수 공사로 잠시 문을 닫았어요.
일요일 아침의 라스트로
라스트로(El Rastro)는 250년 넘게 일요일과 공휴일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열려 온 벼룩시장이에요. 노점은 카스코로 광장(Plaza de Cascorro)에서 엠바하도레스 거리(Calle de Embajadores)까지 이어지고, 중심 거리는 리베라 데 쿠르티도레스(Ribera de Curtidores)예요. 「쿠르티도레스」는 무두장이라는 뜻으로, 이 일대에 무두질 공방이 모여 있던 시절의 이름이에요. 시장을 다 둘러본 뒤엔 근처 바에서 베르무트나 맥주를 한잔해 보세요. 이웃한 라 라티나의 카바 바하(Cava Baja)·카바 알타(Cava Alta) 거리에는 오래된 선술집이 늘어서 있어서, 그대로 점심까지 이어 가기 좋아요.
타파스와 마드리드의 식탁
점심 전 12시에서 2시 사이, 친구와 한잔하며 타파스를 나누는 게 이 도시의 흔한 장면이에요. 카운터에서 맥주 한 잔과 매콤한 감자 파타타스 브라바스(patatas bravas)부터 시작해 보세요. • 코시도 마드릴레뇨(cocido madrileño) — 병아리콩을 바탕으로 끓이는 마드리드식 냄비 요리. • 보카디요 데 칼라마레스(bocadillo de calamares) — 오징어튀김을 빵에 끼운 샌드위치. 마요르 광장 주변의 명물이에요. • 산 히네스(Chocolatería San Ginés) — 일 년 내내 문을 여는 100년 넘은 카페. 걸쭉한 초콜라테에 추로스를 찍어 먹는데, 마드리드 사람들은 아침에도, 밤새 놀고 난 뒤에도 찾아요. • 보틴(Sobrino de Botín)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곳. 새끼 돼지 구이가 대표 메뉴예요. • 산 미겔 시장(Mercado de San Miguel) — 마요르 광장 바로 옆, 1916년 완공된 철골 시장에서 여러 가게 음식을 조금씩 맛보기 좋아요.
마드리드에 온 이집트 신전
왕궁에서 북쪽으로 조금 걸으면 몬타냐 병영 공원(Parque del Cuartel de la Montaña)에 기원전 2세기의 이집트 신전이 서 있어요. 아스완 댐 건설로 위기에 놓인 유적을 구하는 데 스페인이 기부하자, 이집트 정부가 감사의 뜻으로 마드리드에 선물한 데보드 신전(Templo de Debod)이에요. 돌 하나하나를 옮겨 다시 쌓은 뒤 1972년부터 공개하고 있어요. 입장은 무료이고 월요일엔 문을 닫아요.
근교 당일치기와 4일 일정
톨레도(Toledo)와 세고비아(Segovia)는 고속열차로 약 30분 거리예요. 마드리드 이전에 궁정이 있던 톨레도는 유대인·무슬림·기독교인이 함께 어울려 살았던 도시이고, 세고비아는 로마 시대 수도교와 구시가가 함께 세계유산이에요. Day 1 — 마요르 광장·푸에르타 델 솔 → 왕궁 → 데보드 신전 → 라 라티나에서 타파스 Day 2 — 프라도 미술관 → 레티로 공원 → 저녁에 레이나 소피아 Day 3 — 일요일이면 라스트로와 베르무트 → 산 미겔 시장 →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 Day 4 — 톨레도 또는 세고비아 당일치기
- 추천 시즌
- 4~5월(따뜻한 봄), 9~10월(선선한 가을)
- 추천 기간
- 3~5일
꼭 먹어볼 것
- 코시도 마드릴레뇨 (병아리콩 스튜)
- 보카디요 데 칼라마레스 (오징어튀김 샌드위치)
- 추로스와 초콜라테 (산 히네스)
- 코치니요 아사도 (보틴의 새끼 돼지 구이)
실용 팁
- 프라도 미술관은 월~토 18~20시, 일요일·공휴일 17~19시에 무료예요(평소 15유로). 레이나 소피아는 화요일에 쉬고, 월·수~토 19~21시가 무료랍니다.
- 공항 익스프레스 버스는 24시간 다니고 도심까지 약 40분, 요금은 5유로예요. 카드로도 낼 수 있어요.
- EU 밖에 사는 여행자는 금액 하한 없이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어요. 구매 후 3개월 안에 공항의 DIVA 키오스크에서 서류를 확인받으세요.
예약하기
본 서비스는 예약 당사자가 아니며, 예약·결제·환불은 해당 예약처의 조건에 따릅니다. 링크를 통한 예약 성사 시 수수료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