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더블린
리피강을 따라 걷는 문학의 도시
저녁이면 펍에 흐르는 전통 음악
더블린 도심은 걸어서 다니기 좋은 크기예요. 리피강(River Liffey)이 도시를 남북으로 나누고, 다리 세 곳과 여러 거리에 작가의 이름이 붙어 있답니다. 2010년 유네스코 문학 도시가 됐고, 노벨 문학상 수상자 네 명이 이 도시에 살았어요.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만나게 될 것들도 대개 이야기에서 시작해요. 1,200년 전 수도사들이 만든 복음서, 1904년 6월의 하루를 따라가는 소설, 1916년 봉기 지도자들이 처형된 감옥 마당까지. 낮에는 그 이야기를 따라 걷고, 저녁에는 펍에서 전통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하게 돼요.
트리니티 칼리지와 켈스의 서
1592년 왕실 칙허로 세워진 트리니티 칼리지(Trinity College Dublin)는 도심 한가운데에 있어요. 정문 아치를 지나 자갈 깔린 안뜰에 들어서면 도로의 소음이 한결 멀어집니다. 이곳에 켈스의 서(Book of Kells)가 있어요. 800년 무렵 수도사들이 라틴어로 적고 장식한 네 복음서 필사본으로, 유리 너머로 그때그때 펼쳐 둔 몇 쪽을 볼 수 있어요. 글자 사이사이를 소용돌이와 짐승 문양이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데,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선 하나하나가 가늘고 정확해요. 올드 라이브러리(Old Library) 보수 프로젝트로 롱룸(Long Room) 서가의 책은 입구 쪽 네 칸을 빼고 모두 옮겨졌어요. 이 프로젝트는 건물을 지키고 장서를 보존하려는 구조·환경 개선 사업이에요. 올드 라이브러리와 롱룸은 2027년 말 복원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관람할 수 있어요. 공사 기간에도 켈스의 서는 캠퍼스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건물인 프린팅 하우스(Printing House)에서 볼 수 있을 예정이에요. 책이 빠진 참나무 서가는 그때까지만 볼 수 있는 풍경이에요. 입장은 시간 지정제라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하는 편이 좋아요.
소설 속 하루를 걷는 날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의 소설 『율리시스(Ulysses)』는 1904년 더블린에서 레오폴드 블룸이 보내는 하루를 그린 작품이에요. 그날이 6월 16일이라, 더블린 사람들은 해마다 이날을 블룸즈데이(Bloomsday)라 부르며 소설 속 블룸의 길을 따라 걸어요. 보닛과 보터 모자를 갖춰 쓴 사람들이 거리 투어와 낭독회에 모이고, 2026년 축제는 6월 11일부터 16일까지 이어졌어요. 세인트 스티븐스 그린(St Stephen's Green)의 아일랜드 문학 박물관(MoLI)도 들러 볼 만해요. 조이스가 다닌 대학 건물(뉴먼 하우스)을 박물관으로 꾸민 곳이고, 『율리시스』의 맨 첫 부(Copy No. 1)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답니다.
기네스, 그리고 펍의 저녁
세인트 제임스 게이트(St. James's Gate)의 기네스 스토어하우스(Guinness Storehouse)는 양조장의 옛 발효 공장을 일곱 층 전시관으로 바꾼 곳이에요. 기네스의 역사는 1759년 아서 기네스에게서 시작됐어요. 아서 기네스는 이 양조장을 9,000년 동안 빌리는 계약도 맺었어요. 꼭대기 그래비티 바(Gravity Bar)에서는 360도로 펼쳐진 시내를 내려다보며 기네스를 한 잔 마실 수 있어요. 펍의 저녁은 동네에서 더 깊어져요. 스미스필드의 더 코블스톤(The Cobblestone)에서는 매일 밤 전통 음악 세션이 열리고, 오도너휴스(O'Donoghue's)는 1962년 밴드 더 더블리너스(The Dubliners)가 활동을 시작한 곳이에요. 낮은 천장 아래, 한 테이블에서 시작된 노래를 옆자리 사람들이 이어 부르기도 해요. 펍에서 술을 살 때는 팁을 주지 않아도 돼요. 식당에서도 팁이 필수는 아니지만, 서비스가 좋았다면 계산서에 10%쯤 더하는 게 관례예요.
킬메이넘 감옥, 1916년의 기억
킬메이넘 감옥(Kilmainham Gaol)은 1796년 더블린 카운티의 새 감옥으로 문을 열어 1924년까지 쓰였어요. 1798년부터 1916년까지 여러 봉기의 지도자들이 이곳에 갇혔고, 1916년 부활절 봉기(Easter Rising)의 지도자 가운데 14명은 돌 깨는 마당(Stonebreakers' Yard)에서 총살됐어요. 문을 닫은 뒤 1960년대에 국가 기념물로 보존돼 지금까지 남아 있답니다. 관람은 1시간짜리 가이드 투어로 진행되고, 투어가 끝나면 박물관도 볼 수 있어서 넉넉히 90분은 잡아 두는 게 좋아요. 성인 입장료는 8유로예요.
무료 박물관과 피닉스 공원
더블린은 주요 박물관 상당수가 무료예요. 메리언 스퀘어(Merrion Square)의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Ireland)은 상설전 입장이 무료이고, 킬데어 스트리트의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서는 켈트 금속공예의 정수로 꼽히는 금 유물과, 이탄 습지에서 나온 보그 바디(bog body) 네 구를 볼 수 있어요. 날이 개면 서쪽의 피닉스 공원(Phoenix Park)으로 가 보세요. 1660년대 왕실 사냥터로 조성돼 1747년 시민에게 열린 곳으로, 유럽 수도 안의 담장 두른 공원 가운데 손꼽히게 넓어요. 그때 들여온 사슴의 후손인 야생 다마사슴 무리가 지금도 풀밭을 거닐어요. 먹이는 주지 말고 50m 이상 떨어져서 봐 달라는 게 공원 측의 당부예요.
DART 타고 호스 해안으로
도심에서 바다까지는 열차 한 번이면 닿아요. 해안을 따라 달리는 DART를 타고 북쪽의 호스(Howth)에 내리면, 고깃배가 매인 항구 너머로 바다를 향해 불룩 솟은 곶이 보여요. 곶 둘레로 난 절벽길을 걸으면 한쪽은 히스 덤불, 한쪽은 바다예요. 걷고 내려와 항구 앞에서 해산물 차우더와 소다 브레드로 몸을 데우면 반나절이 알차게 채워져요. 한여름인 7월에도 평균 최저·최고 기온이 11도와 20도라, 해안길에서는 바람을 막아 줄 겉옷이 하나 있으면 든든해요.
추천 3일 일정
Day 1 — 트리니티 칼리지·켈스의 서 → 그래프턴 스트리트 → 세인트 스티븐스 그린·MoLI → 템플 바 산책 후 펍에서 전통 음악 Day 2 — 킬메이넘 감옥 오전 투어 → 기네스 스토어하우스 → 피닉스 공원 산책 Day 3 — 국립 고고학 박물관·국립 미술관 → DART로 호스, 절벽길 → 항구에서 저녁
- 추천 시즌
- 5~9월(낮이 길고 선선함)
- 추천 기간
- 3~4일
꼭 먹어볼 것
- 기네스 (갓 따른 생맥주 한 파인트)
- 아이리시 스튜 (양고기·감자 스튜)
- 더블린 코들 (소시지·베이컨 스튜)
- 풀 아이리시 브렉퍼스트 (블랙·화이트 푸딩)
실용 팁
- 킬메이넘 감옥은 미리 예약해야 들어갈 수 있어요. 표는 28일 전 자정(아일랜드 시간)에 일부가 풀리고, 당일 표는 오전 9시 15분부터 온라인에 추가돼요. 재판매 사이트에서 산 표로는 입장할 수 없어요.
- 공항 1터미널 도착층의 편의점·WHSmith와 2터미널 도착층의 SPAR에서 TFI 립 비지터 카드(1·3·7일권)를 팔아요. 기간 안에는 더블린 버스·루아스(트램)·DART를 횟수 제한 없이 탈 수 있답니다.
- 콘센트가 세 갈래 플러그(230V·50Hz)용이라, 한국 충전기를 쓰려면 어댑터가 필요해요.
예약하기
본 서비스는 예약 당사자가 아니며, 예약·결제·환불은 해당 예약처의 조건에 따릅니다. 링크를 통한 예약 성사 시 수수료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