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라카이
맨발로 걷는 4km 산호 모래 해변
해 질 녘 돛배가 바다로 나가는 섬
보라카이(Boracay)는 필리핀 중부, 파나이섬(Panay) 북서쪽 바다에 있는 작은 섬이에요. 섬 서쪽으로 약 4km 이어지는 화이트 비치(White Beach)를 따라 리조트와 식당, 가게가 모여 있어서, 걸어 다니거나 합승 삼륜 택시 트라이시클(tricycle)을 타면 섬 안 웬만한 곳에 닿을 수 있어요. 섬에는 공항이 없어 맞은편 파나이섬에 내려 배로 건너가는데, 10~15분 걸리는 그 짧은 뱃길에서 섬에 가까워질수록 바다 빛깔이 짙은 파랑에서 옥색으로 옅어져 가요.
화이트 비치, 세 개의 스테이션
화이트 비치는 스테이션 1·2·3, 세 구역으로 나뉘어요. 숙소를 고르기 전에 세 구역의 성격부터 알아 두면 좋아요. • 스테이션 1 — 모래사장이 가장 넓고 흰 모래가 특히 아름다운 구역이에요. 고급 리조트가 많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지내고 싶은 분께 맞아요. • 스테이션 2 — 쇼핑몰 디몰(D'Mall)을 중심으로 식당과 바가 모여 있어 밤까지 가장 붐벼요. 식당도 가게도 걸어서 갈 수 있어 처음 가는 분께 편해요. • 스테이션 3 — 선착장에 가깝고 숙소값이 비교적 저렴해요. 번잡함에서 조금 비켜나고 싶거나 오래 머무는 분들이 많이 골라요. 이 해변의 모래는 산호가 부서져 생긴 것이라 맨발로 걸어도 뜨겁지 않아요. 바닷물이 따뜻하고 맑아서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하기에도 좋답니다.
반년 동안 문을 닫았던 섬
2018년 4월 26일, 필리핀 대통령은 보라카이의 세 바랑가이(마을)인 발라박·마녹마녹·야팍에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6개월 동안 관광객이 섬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어요. 포고문에는 그 이유가 숫자로 남아 있어요. 섬 동쪽 해변의 물에서 나온 분변성 대장균군 수치는 100ml당 평균 1만 8,000으로 기준치 400의 45배였고, 섬의 산호가 덮고 있던 면적은 1988년부터 2011년 사이 약 70.5% 줄었어요. 하수관은 모자랐고, 정화하지 않은 폐수를 해변으로 불법으로 흘려보내는 일도 있었어요. 한편 하루에 섬에 머무는 관광객은 1만 8,082명에 이르렀어요. 습지 9곳 가운데 남은 곳은 4곳뿐이었고, 서쪽 해변은 최대 40m가 깎여 나갔다고 적혀 있어요. 그리고 반년 뒤, 여행자들이 다시 섬에 들어올 수 있게 됐어요.
바람 따라 고르는 해변
건기에 북동쪽에서 계절풍 아미한(Amihan)이 불어오면, 섬 동쪽 해안의 불라복 비치(Bulabog Beach)는 카이트서핑과 윈드서핑의 거점이 돼요. 서쪽 화이트 비치에서 수영을 하다가 트라이시클로 동쪽으로 넘어가면, 바람을 받은 카이트들이 하늘에 떠 있는 전혀 다른 해변이 펼쳐져요. 우기에는 7·8월에 비가 많은 편이고, 7~10월에는 태풍의 영향을 받기도 해요. 대신 건기보다 숙박비를 줄이기 쉬워요.
해 질 녘, 돛배와 바위
화이트 비치에서는 해가 정면 바다로 져요. 해 질 무렵 전통 돛배 파라우(Paraw)를 타고 바다로 나가 노을에 물든 섬을 바라보는 선셋 세일링은 보라카이를 대표하는 경험이에요. 스테이션 1 앞바다에는 윌리스 록(Willy's Rock)이라는 작은 바위섬이 있어요. 계단을 오르면 성모 마리아상이 서 있어 이곳 가톨릭 신자들이 즐겨 찾아요. 썰물 때는 걸어서 가까이 갈 수 있지만 밀물 때는 물이 허리 위까지 차오르니, 물때를 보고 나가세요.
북쪽의 조용한 해변
화이트 비치의 소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트라이시클을 타고 섬 북서쪽의 푸카 셸 비치(Puka Shell Beach)로 가 보세요. 예전에는 모래에 푸카라 불리는 둥근 조개가 잔뜩 섞여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어요. 2018년 포고문에는 이 푸카 조개의 서식지도 망가진 곳으로 적혔어요. 모래는 화이트 비치만큼 곱지 않지만 물결이 잔잔해서, 한나절 쉬어 가기 좋아요. 바다 위에서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작은 배로 주변을 돌며 스노클링을 하는 아일랜드 호핑을 골라 보세요.
아침 카페부터 해변 바비큐까지
아침은 해변 카페에서 시작해 보세요. 1996년에 문을 연 리얼 커피(Real Coffee)는 화이트 비치를 바로 앞에 둔 카페로, 칼라만시 머핀이 대표 메뉴예요. 2층 자리에서는 해변이 한눈에 들어오고 정면으로 지는 해도 볼 수 있어요. 스테이션 3의 서니 사이드 카페(The Sunny Side Cafe)는 보랏빛 우베 팬케이크가 눈에 띄는 아침 식당이에요. 해 질 녘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테이블에 둘러앉는 선셋 디너가 이 섬에서 익숙한 저녁 풍경이에요. 더 가볍게 먹고 싶다면 해변을 따라 늘어선 노점에서 숯불에 구운 해산물과 필리핀식 바비큐를 맛보세요. 식재료를 주로 비사야 지방에서 구해 쓰는 유기농 식당 노니스(Nonie's)는 계절마다 메뉴가 바뀌고, 비건 메뉴도 있답니다. 여기 적은 세 곳은 필리핀 관광부가 2020년에 소개한 곳이라, 지금의 영업시간과 메뉴는 가기 전에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추천 3박 4일 일정
Day 1 — 카티클란(Caticlan) 공항 도착 → 차로 7~10분 거리의 선착장 → 배로 10~15분 → 체크인 → 화이트 비치 해 질 녘 산책 (칼리보(Kalibo) 공항으로 들어가면 선착장까지 버스나 합승 밴으로 1.5~2시간쯤 더 걸려요.) Day 2 — 스테이션 1 아침 수영 → 썰물 때 윌리스 록 → 리얼 커피 → 파라우 선셋 세일링 → 해변 바비큐 Day 3 — 아일랜드 호핑·스노클링 → 푸카 셸 비치 → (건기라면) 불라복 비치 카이트서핑 구경 → 디몰 저녁 Day 4 — 서니 사이드 카페에서 아침 → 선착장 → 공항
- 추천 시즌
- 11~4월(건기), 5~6월(우기 초입·숙박비 절약)
- 추천 기간
- 3~5일
꼭 먹어볼 것
- 칼라만시 머핀 (리얼 커피)
- 숯불 해산물 바비큐 (해변길 노점)
- 우베 팬케이크 (서니 사이드 카페)
- 제철 필리핀 요리 (노니스)
실용 팁
- 카티클란 선착장에서 터미널 이용료(편도 약 150페소)와 외국인 환경 보전 입도료(약 300페소)를 내고, 배삯(편도 약 50~100페소)은 따로 내요(2026년 기준 · 요금은 바뀔 수 있어요).
- 필리핀 관광부 안내(2020년)에 따르면 화이트 비치 모래사장에서는 먹고 마시는 것이 금지돼 있어요. 반려동물, 큰 소리를 내는 음향기기, 파라솔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어요. 규정은 바뀔 수 있으니 현지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 외교부 여행경보에서 보라카이섬은 1단계(여행유의)예요. 칼리보·카티클란 공항이 있는 파나이섬 본토는 따로 이름이 오르지 않아, 2단계(여행자제)인 나머지 지역에 들어가요(2026년 10월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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